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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

널 뛰는 물가…초라해지는 식탁

계란·콩 이어 농수산물도…설 대목 물가대란 현실화

2017-01-0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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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연초부터 물가 대란 조짐 속에 설 명절을 앞둔 서민들의 식탁 물가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하반기 라면·맥주 등 식품 가격이 줄줄이 오른데다 '설상가상'으로 AI 여파로 인한 계란값 폭등과 최근에는 농수산물 값까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특히 콩과 식용유 등 원재료 가격까지 오르며 요식업계까지 가격 줄인상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가격통계(KAMIS)에서 주요 농축수산물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 첫째주였던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일부 채소품목의 식자재 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배이상 뛰었다. 
 
특히 필수 '먹을거리'로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농수산물이 최근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로운 대목이다.
 
가격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5개 식재료는 당근(141.62%), 양배추(136.84%), 무(135.68%), 계란(59.17%), 계란(34.01%), 고구마(16.22%)ㆍ풋고추(14.80%) 등 이었다.
 
이들 인상폭이 컸던 주요 식재료들의 경우 다가올 설날 차례상과 관련이 큰 품목들이라는 점에서 명절 차례상에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식용유 B2B(기업 간 거래) 가격도 7~9% 오를 예정이다. 오뚜기(007310)롯데푸드(002270)는 이미 지난해 말 가격을 올렸고 CJ제일제당(097950)도 1월 중 B2B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아르헨티나 홍수로 남미산 대두 수급이 불안정해지며 공급이 줄자 업체들이 바로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이다. 
 
업체들은 올리브유, 카놀라유 등이 주로 팔리는 가정용 식용유 시장은 가격 조정이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지만 대두 수급 부족이 지속될 경우 가정용 제품의 동반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계란에 이어 식용유 값 마저 폭등하자 요식업계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식자재 공급이 비교적 수월한 대형 프랜차이즈를 제외한 동네 치킨집들은 식용유 B2B 가격 인상에 치킨 제품 가격을 올리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동네 치킨집들은 대두로 만든 식용유가 주로 쓰이는데 자영업자 입장에서 7~9%나 오른 식용유 값을 감당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대표적인 서민 식품인 참치캔 가격 인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최근 참치 원어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참치캔의 원재료인 가다랑어의 가격은 2년간 30%가 넘게 폭등했다.  
 
기후변화와 어장보존, 규제강화 등에 태평양과 대서양 등 어장에서 어획량 자체가 감소하며 공급량이 크게 줄어든 탓으로 업체들은 앞으로 큰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는 어려움을 호소하며 참치캔 인상 검토에 들어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 가격 인상은 해마다 반복돼 왔지만 지난해 국내외 저조한 작황과 원재료 공급 부족까지 유독 심해져 추가 인상 우려가 설 명절 전후까지 지속될 전망"이라며 "서민들의 식탁 물가는 물론 자영업 위주의 외식업체들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달걀에 이어 콩나물 등 주요 식재료들이 잇따라 가격이 인상되며 식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계란과 콩나물을 바라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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