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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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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나볏입니다.
(토마토칼럼)정치와 경제, 그리고 코스닥

2017-01-26 08:00

조회수 : 5,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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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의 의미 있는 반등은 언제쯤 이뤄질까. 해가 바뀐지 한달이 다 돼가지만 코스닥 시장의 투자심리는 여전히 차갑다. 연초 기대심리에 주가가 오른다는, 이른바 '1월 효과'는 올해의 경우 실종된 분위기다. 코스닥 지수는 상승하기는커녕 올해 들어 현재까지 약 3.0% 하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 연말에 과대했던 낙폭까지 더해 생각해볼 때 코스닥은 아직 시장의 기대치를 한참 밑돌고 있다.
 
경기 회복을 낙관하기 힘든 시대다. 저성장과 저소비, 높은 실업률, 규제 강화, 미국 경제의 역할 축소 등을 의미하는 '뉴 노멀'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연준의 금리인상,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브렉시트 등 고위험과 불확실성으로 점철된 굵직한 이슈들이 포진해있다. 국내 상황은 더욱 불안정하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적 리스크가 해소되려면 최소한 1분기는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책이 움직인다는 코스닥 시장이 회복될 만한 긍정적 요인이 당장은 눈에 띄지 않는다.
 
정책이 유예되는 동안 증시에 모멘텀을 제공할 거리들이 몇몇 있지만 그다지 새롭지 않은 게 사실이다. 최근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는 대선과 관련한 정치테마주, 가상현실과 연관된 포켓몬고 관련주 정도가 움직일 뿐이다. 그간 코스닥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해온 엔터주와 화장품주는 중국의 한한령에 따른 하락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헬스케어주도 한미약품 사태 이후 기업의 윤리 문제, 금융당국의 관리 소홀 문제가 불거지면서 기대감이 실종됐다. 획기적인 신약 발표가 나오더라도 최근 수년간의 폭발적인 주가상승을 기대하기는 아무래도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번 훼손된 투자심리는 그만큼 회복되기 어렵다.
 
그나마 기대볼 곳은 IT업종이다. 반도체 시장이 호황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주요 반도체기업에 장비나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수퍼사이클'이라는 거창한 수식어에 비춰볼 때 대장주 외에는 파격적인 주가 상승을 보이고 있지는 않아 투자자들로 하여금 아쉬움을 삼키게 하고 있다. 그간의 학습효과로 이미 시장 참여자들이 반도체 사이클을 읽고 있는 까닭도 크다. 예전보다 빠르게 오르고 빠르게 조정되는 분위기다. 또한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 우려에 따른 수출주 타격 가능성, 원달러 환율 하락 가능성, 중국의 스마트폰 수요 감소 우려 등이 있어 오랜 만에 돌아온 반도체 호황기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한 켠에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시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여러가지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지 않은 가운데 계속되고 있는 코스닥 시장의 부침은 몇 가지 깨달음을 준다. 정치의 안정이 경제 성장의 기본 토대가 된다는 점, 그리고 우리 경제가 지나치게 대기업 위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안정감 있고 실력 있는 정치 지도자를 뽑는 일, 혁신과 아이디어로 뭉친 중소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다원적 경제체계를 다지는 일이 코스닥을 부양하기 위해 해결해야할 시급한 과제다. 중소형주 위주인 코스닥 시장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어쩌면 국민의 눈높이에 달렸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 곧 구정을 앞둔 가운데 시장은 다시 한 번 숨고르기를 하는 중이다. 다시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으로 정치와 경제가 모두 함께 진일보하는 정유년이 되길 기대해본다.
 
 
김나볏 코스닥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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