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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드루킹, 유력인사 잡아두기 위해 '공직추천 장사'

경공모 회원 이탈 조짐 있으면 "당신 추천했다"

2018-04-1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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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인터넷 댓글 조작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48·필명 드루킹)씨가 세를 과시하기 위해 유력인사들에게 상습적으로 ‘추천장사’를 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는 자신이 운영해 온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에 유력인사들을 영입하고 이들이 모임에서 이탈할 조짐을 보이면 “당신을 OOO자리에 추천했다”고 말해 탈퇴를 막았다.
 
김씨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했다는 모 대형법무법인 소속 A변호사도 같은 맥락이다. A변호사는 이날 “김씨와 2009년 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로 경공모라는 단체의 취지에 공감해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경공모가 추최하는 강연이나 모임 등에 참석해 왔지만 2017년 4월 이후에는 강연이나 모임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고, 그 후 경공모의 활동에 대하여는 잘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A변호사는 또 “2017년 말 김씨가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했다는 이야기를 하기에 다소 뜬금없다고 생각했다”면서 “김씨는 나를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하겠다고 미리 저와 상의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A변호사를 잘 아는 법조인들에 따르면, 지난 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경공모가 정치적인 모임으로 색깔이 짙어지자 A변호사는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고, 이 상태가 계속되자 김씨는 2017년 말 A변호사에게 연락해 “(청와대 측에)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했다. 그렇게 알고 계시라”고 말했다고 한다.
 
A변호사는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만난 것에 대해서도 인사검증 차원의 만남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약 40분간 진행된 면담에서 오사카 총영사 추천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일본과 관련한 일반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이 전부”라면서 “별도로 총영사 직위를 위한 인사검증에 제가 동의하거나 자료를 제출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공모에는 A변호사 외 중견 변호사 2명 등 여러 유력 인사가 함께 활동한 사실이 있어 A변호사와 같은 케이스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문재인 정부 비판성 댓글의 추천 수를 높여 여론을 조작하려 한 혐의로 구속된 더불어민주당 당원이자 파워블로거인 드루킹 김모씨로 추정되는 남성(빨간원)이 지난 2016년 10월 3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열린 '10·4 남북 정상 선언 9주년 행사'에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의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이 행사는 김씨가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을 비롯한 파주, 고양의 진보단체 등이 주최했다. 사진/뉴시스(시사타파TV 캡쳐)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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