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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식

'기무사 계엄령 검토' 문건 논란 일파만파

국방부 특별수사단 구성, 검찰도 수사 착수

2018-07-1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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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가 ‘박근혜 탄핵’을 위한 촛불집회 당시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독립수사단을 구성해 수사할 것을 송영무 국방장관에게 지시하자 국방부가 11일 특별수사단장에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대령)을 임명해 발빠르게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도 군인권센터가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과 소강원 기무사 참모장을 내란예비음모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11일 서울중앙지검 공안 2부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다. 
 
 
현재 기무사 문건과 관련한 쟁점은 크게 세가지다. 첫째, 기무사가 문건을 작성한 배경과 관련한 논란이다. 군은 당시 기무사의 문건이 국회의 자료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는 입장이다.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 탄핵 결정을 앞두고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 야당 간사였던 민주당 이철희 의원의 위수령 폐지 관련 자료 요청 등에 따라 국방부(한민구 전 국방장관)가 진행했다는 해명이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당시 기무사가 계엄령 선포를 염두에 두고 검토했다고 본다.   
 
두번째, 문건작성이 사실이었다고 하더라도 문건을 작성한 기무사 고위간부를 내란예비음모와 군사반란예비음모 혐의로 처벌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이는 실제 문건에 담긴 내용이 실행을 염두에 둔 것인지 여부가 위법성을 판가름하게 된다. 기무사의 문건이 당시 청와대 등 윗선에도 보고됐는지도 확인돼야 한다. 이는 특별수사단이 얼마나 정밀하게 수사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입장은 양분된 상태다. 민주당은 기무사의 행위가 헌법상 내란음모죄에 해당하는 국기문란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다른 야당들은 진상 규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의혹이 밝혀져야 한다면서도 ‘정치적 의도’를 언급하며 상황 확대 등을 살피는 분위기다.
 
 
세번째, 송영무 국방장관이 문건에 대해 보고를 받고도 후속 조처를 하지 않은 것과 관련한 논란이다. 김의겸 대변인은 송 장관이 지난 3월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 작성을 보고받고도 수사 지시 등 후속조처를 하지 않았고, 청와대가 군 검찰을 통한 수사를 요구했지만 무시했다는 취지의 언론보도를 부인했다. 그는 “송 장관이 청와대에 바로 보고를 했었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칼로 두부를 자르듯 딱 잘라서 말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남북정상회담이 논의되는 등 평화무드가 조성된 시점이라 청와대 역시 이 문제를 미뤘을 개연성이 있다. 때문에 김 대변인의 설명대로 “지난 봄부터 기무사의 개혁이라는 큰 틀을 추진해 온 송 장관이 기무사 개혁 틀을 추진하면서 함께 해결하려고 했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해 3월11일 박근혜 정권 퇴진 제주행동 주최로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열린 제20회 촛불집회에 참여한 학생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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