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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송희

(돈되는 스몰캡 탐방)돼지 췌도이식 당뇨병 치료제 결실 눈앞 '엠젠플러스'

첨단재생의료법 통과 기대…한국·중국·베트남서 모두 임상 추진 기대

2018-08-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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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이완 맥그리거와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영화 ‘아일랜드’에서는 인간의 손상된 장기를 교체하기 위해 만들어낸 복제인간(클론)이 등장한다. 복제인간은 여전히 먼 미래의 이야기 같지만, 인류는 생명 연장에 대한 갈망으로 끊임없이 기술을 연구하고 있고 현재는 사람과 사람간의 장기 이식이 가능해졌다. 문제는 장기를 이식해야 하는 환자는 점차 늘어나고 있는 반면 장기를 이식해줄 기증자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고민 끝에 인간은 생리적 특성이 가장 비슷한 돼지와 원숭이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 중에서도 적절한 장의 크기와 번식이 용이한 돼지가 최적의 공여 동물로 선정됐다. 인간과 동물 사이의 이종이식은 완전히 자유롭진 않다. 하지만 지속적인 연구개발 끝에 완성도를 높일 경우 인간의 생명 연장은 한 단계 도약이 가능하다.
 
코스닥 상장기업 엠젠플러스(032790)는 이종장기 사업의 핵심 기술인 형질전환 복제 돼지 생산기술을 보유, 당뇨병 치료를 위한 췌도이식용 형질전환 돼지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국회에 계류 중인 첨단재생의료법안이 통과될 경우 회사의 개발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심영복 엠젠플러스 대표를 만나 앞으로의 이종장기 사업에 대한 가능성과 실적 가시성에 대해 들어봤다.
 
수년간의 연구개발...결실 맺는다
 
심영복 엠젠플러스 대표가 인터뷰에 답하고 있다. 사진/엠젠플러스
지난 2002년부터 복제돼지 생산연구를 시작한 엠젠플러스는 수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돼지 유전자를 교정하고 거부반응을 없앤 형질전환 돼지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관련 이종이식 연구 분야에서 ‘인슐린 결핍 돼지’ 특허권을 취득하는 등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엠젠플러스가 주력하는 분야는 당뇨병 치료시장이다. 국제당뇨병연맹(IDF)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가운데 8.3%인 3억8700만명이 당뇨병 환자로 추산되고 있다.
 
엠젠플러스는 돼지의 췌도를 활용한 이종이식을 통해 당뇨 환자의 완치를 목표로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이를 위해 엠젠플러스는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췌도이식을 비롯한 이종장기 이식용 돼지 생산에 관한 전임상 시험에 들어가기로 협의했다. 우선 생산된 돼지의 췌도를 원숭이에게 이식해 유효성과 안정성을 평가한다.
 
심영복 대표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췌도이식에 대한 임상실험을 활발히 진행 중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각종 규제에 막혀 있는 상태”라며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연구개발을 진행했고 이제는 첨단재생의료법이 통과되면 본격적으로 임상에 들어갈 만큼 기술력을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첨단재생의료는 인간의 세포, 조직, 장기를 대체하거나 재생시켜 원래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복원시키는 의료기술이다. 세포치료와 유전자치료, 조직공학치료 및 융복합치료 등이 포함된다. 국내에서는 2016년 이종 이식 관리규정을 담은 첨단재생의료법안이 발의됐지만, 2년 넘게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심 대표는 “오는 9월 삼성서울병원에서 원숭이를 대상으로 실험에 착수하고 1년간의 안정성 등 결과를 추적해 나갈 것”이라며 “실험결과에 따라 사람에게도 충분히 임상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첨단재생의료법이 올 하반기에 통과되고, 이후 구체적인 시행령까지 1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는 “첨단재생의료법이 통과되면 그간의 연구가 결실을 맺는 것”이라며 “당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돼지 췌도이식으로 많은 환자를 도울 수 있고 회사의 수익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엠젠플러스 연구실. 사진/신송희 기자
 
엠젠플러스는 국내 뿐 아니라 베트남과 중국에서도 임상을 준비해나갈 계획이다. 지난 23일에는 베트남 하노이 의과대학과 돼지 췌도이식제 개발 및 임상시험 착수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그는 “중국과 베트남은 국내와 달리 현재 임상 규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베트남을 시작으로 중국에서도 사업을 추진 중이며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엠젠플러스는 충청북도 오성에 3000평 규모 부지를 구입해 총 300마리의 돼지가 들어갈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그는 ”110억원의 비용을 투입해 연구병동은 물론 우수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GMP)도 획득해 ‘돼지의 메카’를 만들어내겠다“고 자신했다.
 
수익성 낼 수 있는 사업은 인수합병(M&A) 추진
 
엠젠플러스는 꾸준한 캐시카우(Cashcow) 역할을 할 사업 아이템을 찾고 있다. 심 대표는 “자체 이익을 내서 바로 현금화가 될 수 있는 사업을 물색 중”이라며 “올해 안으로 좋은 회사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엠젠플러스의 100% 자회사인 중국 성우시구유한공사(이하 성우시구)의 성장도 기대된다. 성우시구는 컬러, 모노 레이져프린트 현상기, 복합기 현상기 등을 주로 생산한다. 성우시구는 2012년부터 생산 인프라를 확대하며 삼성전자에 납품했고, 현재 중국에서 40% 이상의 생산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HP가 삼성전자 프린터 사업부를 인수한 후에는 삼성전자프린터의 1차 밴더였던 성우시구가 HP의 1차밴더로 바뀌었다.
 
그는 “삼성전자 프린트 사업부가 HP에 인수합병되면서 시장 규모가 20배로 커졌다”며 “올해까진 HP의 인수로 다소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냈다면 내년부턴 본격적으로 실적 가시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엠젠플러스는 지난해 2억원의 영업이익(별도 기준)을 내면서 흑자로 전환했다. 2015년에는 영업손실 17억원, 2016년엔 22억원의 적자를 각각 기록한 바 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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