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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서울시vsSH공사

2018-10-30 16:44

조회수 : 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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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SH공사(서울주택도시공사)가 진행하는 현장설명회에 갔다왔다. 광촉매라는 성분으로 만든 페인트를 아파트 벽면에 시연하는 모습이었다. 광촉매는 문자 그대로 햇빛에 반응한다. 그리고는 초미세먼지로 변하는 질소산화물·황산화물 등 '전구물질'을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한다. 한마디로 초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성분이라는 말이다.

이런 과학 원리를 SH공사 산하 연구원 관계자가 쉽게 설명 잘했다.

그러면서 "서울의 모든 아스팔트와 보도블럭에 다 광촉매를 칠하면 경유 차량 OO대, 휘발유 차량 OO대만큼의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이야기를 설명회뿐 아니라 시연 현장에서도 했다.

그러자 그 말을 들은 서울시 관계자가 굉장히 발끈했다. 옆으로 따로 불러내 몇 분 동안 몰아붙였다. 일부러 따라가려던 건 아니었는데, 명함만 주려다가 듣게 됐다.

"경유 차량 OO대, 휘발유 차량 OO대라는 말 근거가 대체 어디에요"
"서울의 모든 아스팔트, 보도블럭이라는 식으로 말하면 서울시가 뭐가 되요"
"지금 언론에 다 나가는데 어떻게 책임질 거에요. 책임질 수 있는 말을 해야죠"
"근거 제시해주세요"

나중에 오찬을 하고 있자니, 그 연구원 관계자가 들어와서 기자들에게 부탁을 했다. 경유 차량 OO대, 휘발유 차량 OO대라는 표현을 쓰지 말아달라고. "서울시가 우려가 많더라고요"라고 표현했다.

우려는 우려긴 한데 참...

칸막이라는 전형적인 단어가 생길만 하다. 서울시는 서울시 나름대로 파장을 우려해서 저렇게 거세게 나온 것이고, SH공사는 저렇게 두들겨맞고 그만큼 사리게 될 것이다. 칸막이가 내부 부서끼리의 문제만이 아니라, 외부를 의식하다가 나오기도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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