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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식

(POLITICS) '임시정부 문지기 되겠다'던 백범 김구

2018-11-01 21:59

조회수 : 3,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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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을 맞이하고 보니 어제(31일)가 벌써 ‘지난달’이 됐습니다. 돌이켜보면 시간은 참 빠르게 지나가고 다양한 일들이 생겼다 싶지만, 아직 큰 걸음을 지속적으로 이어가지 못하는 일들도 여럿 보입니다. 통일을 준비하는 남북관계 속 흐름이 그중 하나입니다.
 
올 한 해만 보더라도 세 번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공동성명이 두 차례 발표됐습니다. 지난 6월에는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도 성사됐지요.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1일) 국회에서 2019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하면서 “이제 남과 북, 미국이 확고한 신뢰 속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주변에서 다양한 일들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저는 어제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2018 대북지원 국제회의’에 취재차 다녀왔습니다. 가끔씩 주변을 지나면서 느끼지만, ‘임시정부의 문지기가 되겠다’던 백범 김구 선생의 각오처럼 이날 둘러본 기념관 모습은 지금도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대신 화창한 날씨 속에서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며 그저 내가 우리나라라 부를 수 있는 공간에 있음을 생각합니다.
 
‘2018 대북지원 국제회의’ 취재차 찾은 백범기념관. 가끔씩 주변을 지나면서 느끼지만, ‘임시정부의 문지기가 되겠다’던 백범 김구 선생의 각오처럼 이날 둘러본 기념관 모습은 지금도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대신 화창한 날씨 속에서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며 그저 내가 우리나라라 부를 수 있는 공간에 있음을 생각합니다. 사진/조문식
 
‘회의’라 불리는 행사라는 것이 보통 그렇듯, 이날도 다양한 연사들이 나와서 정해진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습니다. ‘대북지원’이라는 큰 틀 속에서 “남북공동선언의 이행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주변국 등과의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는 정도로 정리하면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듯한 하나의 기사가 됩니다.
 
다만, 어느덧 2019년을 향해가는 일상 속에서 이날 행사를 보면서, 또 기념관을 둘러보면서 통일을 반대하는 일부 사람들의 마음을 가만히 생각해볼 시간이 생겼습니다. 과거 횡행했던 기회주의에 현대사회 속 자본 위주의 사고가 더해지면서 더 큰 이기심을 가진, 스스로를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계층이 설치는 것은 아닌가에 대한 고민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미래를 바라보는 이상에 비춰보면 현실은 완벽할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다릅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고,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며 어울릴 때 더 밝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 주머니에 든 것이 많은데, 통일을 하면 자신이 내거나 부담해야 할 것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제법 보입니다. 이런 사람들을 일일이 탓하다가는 더 늦어지겠다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저, 양손에 쥔 것들 중에서 많건 적건 한쪽은 내려놓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싶습니다. 그럼 비어진 한 손이 다른 더 좋은 것을 쥘 기회를 잡을 수도 있으니까요. 물론, 어느 쪽이나 따지고 들면 문제가 없는 곳은 현실에 존재하기 힘듭니다. 그저 올 연말 대승적 결단이 성사될지에 주목합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연설에서 “우리는 함께 잘 살아야 합니다. 국민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잘 살아야 개인도, 공동체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아침에 엠바고 걸린 이 문장을 읽으면서 ‘임시정부의 문지기가 되겠다’던 김구 선생이 떠올라 짧게 정리해봅니다.
 
‘2018 대북지원 국제회의’ 취재차 찾은 백범기념관. 가끔씩 주변을 지나면서 느끼지만, ‘임시정부의 문지기가 되겠다’던 백범 김구 선생의 각오처럼 이날 둘러본 기념관 모습은 지금도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대신 화창한 날씨 속에서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며 그저 내가 우리나라라 부를 수 있는 공간에 있음을 생각합니다. 사진/조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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