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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항섭

브렉시트 합의문 승인? 사실은 아직도 초기 단계

2018-11-2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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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 합의문을 승인했다고 합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트위터를 통해 밝혔는데요. 내용만 보면 '오 이제 영국은 EU에서 나온건가?'라는 생각이 들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우리 이제 시작했어요~'에 가깝습니다.

현재 영국은 2019년 3월29일 EU 탈퇴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EU와 영국간의 합의문이 작성됐고 이를 EU에서 승인한 것인데요. 큰 내용으로는 영국이 EU를 탈퇴함에 따라 390억파운드(약 57조원)을 부담금으로 지불하고 내년 3월 탈퇴하더라도 오는 2020년 12월31일까지 전환기간을 두어 기존의 법령과 제도가 유지되는 것 입니다. 또 아일랜드 국경 문제 해결을 위해서 오는 2020년까지 영국 전체가 EU 관세 동맹에 잔류합니다.

하지만 과거 문제였던 아일랜드 국경 문제에 대한 진전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아일랜드는 현재 EU의 회원국 입니다. 그런데 영국 영토에 편입된 북아일랜드와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영국과 아일랜드는 긴 시간 동안의 민족·종교 분쟁 이후 1998년 '성금요일 협정'을 맺고 양국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국경에 검문소 같은 시설이 없습니다. 하지만 영국의 EU탈퇴로 관세 문제가 나올 수 밖에 없게 됐고, 국경 인프라스트럭처가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 입니다.



여기에 합의문을 살펴보면  ‘별도의 합의가 있을 때까지 영국 전체가 EU 의 관세 동맹에 잔류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영국내 강경 보수파들 사이에서는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현재 영국 의회 650명의 의원 중 의장과 부의장 등 투표 유예가 있는 사람을 제외하면 639명입니다. 브렉시트가 의회를 통과하기 위해선 과반인 320명의 승인이 필요하죠. 그런데 현재 보수당이 315명이다 보니 보수당 만으로도 통과가 불투명 합니다. 여기에 강경파 60~80명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제1야당은 이미 반대를 예고한 상황입니다.

이렇다 보니 EU에서의 합의문 승인보다 영국 의회 승인이 더 막막한 상황입니다. EU 탈퇴법에 따라 합의안 부결이 될 경우에는 21일 이내에 향후 계획에 대해 밝히고 일주일 내에 관련 법안을 제출해야 합니다. 여기에 EU측은 합의문 수정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으니 내년 3월29일을 목표로 한 영국의 브렉시트는 물 건너 간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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