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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식

(여기는 경기)기차활용법(10)-유럽까지 운송 가능해요?

2019-06-03 15:45

조회수 : 2,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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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이동 수단의 종류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 육상의 경우를 볼까요? 과거에는 도보와 가마, 인력거 등 인력 중심+소·말 등 동물을 활용했지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자동차와 기차 등이 추가로 등장하면서 대륙을 횡단하는 시간도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인류의 역사 가운데 ‘육상 이동 수단의 발전’을 설명한 이유는 이번 주제를 ‘기차’로 잡아서입니다. 왜 기차일까요? 여러 매체를 통해 자동차에 대해 소개하는 내용은 제법 봤지만, 상대적으로 기차와 관련된 내용은 소개할 부분이 좀 남아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기차는 사람이 여행을 갈 때만 활용할까요? 물자를 나를 때도 요긴하게 쓰입니다. 군대에서는 훈련 기간 기차에 전차를 싣고 이동하기도 합니다. 무한궤도 자체로 아스팔트로 된 길을 달리면서 훈련을 하면 길을 복구하는 비용도 만만찮겠지요.
 
남북 철도 공동 조사단이 지난해 12월15일 북한 동해선 나진 혼합궤 구간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사진/뉴시스
 
자, 기차로 전차도 운송할 수 있으니 다른 물자도 충분히 나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살펴봤습니다. 승용차나 컨테이너 등은 물론, 각종 원료 등도 실을 수 있습니다. 물론 세부적으로 쓰이는 차량은 명칭을 갖고 있었습니다. ‘비료나 양곡 등 운송은 유개차’, ‘무연탄이나 광석 등 운송은 일반무개차 및 홉파형 무개차’, ‘기계나 장비 등 운송은 일반평면차’, ‘강판 운송은 열연코일차’ 등이 담당합니다.
 
화차 1량에는 50톤 정도를 적재할 수 있고, 1개 열차에는 평균 25량까지 연결이 가능합니다. 1회에 1000톤 이상을 한 번에 수송할 수 있는 셈입니다. 여기다 철도는 눈이나 비 등 날씨의 영향을 적게 받고 수송이 가능하므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송계획 수립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단위당 에너지 소비량은 화물자동차의 14분의1, 단위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화물자동차의 13분의1 수준에 불과합니다. 철도운송이 에너지 절약과 함께 환경오염물질 배출도 줄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있는 운송수단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효율적인 기차가 통일 이후에 유럽까지 한 번에 달릴 수 있을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와 유럽의 철로나 열차 구성 등이 동일해야 할까요? 답을 먼저 말씀드리면 현재 기술로 가능합니다.
 
남북 철도 공동조사에 나섰던 우리 측 열차가 지난해 12월18일 경기도 파주 도라산역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남북은 18일간 경의선 개성~신의주 구간 약 400km와 동해선 금강산~두만강 구간 약 800km를 공동으로 조사했습니다. 사진/뉴시스
 
한국철도연구원에 따르면 이미 ‘남북 및 대륙철도 상호운영을 위한 기술’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궤간가변 고속대차를 적용해 한국에서 출발한 열차가 환승이나 환적 또는 열차 바퀴 교환 없이 바로 통과해 유럽까지 달릴 수 있습니다.
 
표현이 좀 어렵나요? 우리나라의 철도가 북한을 통과해 러시아로 운행할 경우 철도 궤도의 폭이 다르기 때문에 러시아 국경에서 환승이나 환적이 필요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을 마련해뒀다는 의미입니다.
 
개발을 마친 궤간가변 고속대차를 적용하면 한국에서 출발한 열차가 환승이나 환적, 또는 열차 바퀴 교환 없이 바로 통과하여 유럽까지 달릴 수 있습니다. 여기다 현재 유럽에서 쓰이고 있는 궤간가변 대차와 비교해 고속화 및 장거리 운행, 유지 보수, 추위를 견디는 내한성 등에서도 매우 우수하다는 설명입니다.
 
속도는 어느 정도일까요? 개발된 궤간가변 고속대차는 시속 200km대의 고속주행이 가능하며, 궤간의 차이가 발생한 지점에서 열차가 멈추지 않고 시속 10~30km의 속도로 운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향후 남북 및 동북아철도와 연계할 때는 두만강~하산과 중국~러시아 국경역 등에서 시범운행을 하고, 양자 및 다자협력을 통해 유럽처럼 궤간가변 철도운송체계를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 조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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