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응태

'삐에로쑈핑' 실험 1년, 어떻게 바뀌었을까

2019-06-20 15:31

조회수 : 4,338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이마트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삐에로쑈핑'이 공개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짧기도 하지만 길기도 한 시간 동안 삐에로쑈핑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현장을 가보았습니다!
 
화려한 광고판 아래 어지럽게 잡화로 뒤섞인 매대. 1년이 지난 삐에로쑈핑은 여전히 삐에로쑈핑 다웠습니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다양한 제품과 각양각색의 고객이 뒤섞인 진기한 광경을 자아냈는데요.
 
삐에로쑈핑 1호점 매장 내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매장 안에는 다양한 고객이 방문했습니다. 친구에게 전화를 하며 간식을 사는 외국인 관광객. 화장품 매장에서 이것저것 성분을 확인하는 20대 여성. 간식거리와 장난감을 들고 이야기 꽃을 피우는 10대 학생들. 컴퓨터와 마우스를 직접 만져보고 얘기를 나누는 40대 회사원들 역시 흥미로운 눈빛으로 구경을 했습니다.
 
지하 1층 893(270), 지하2층 1620(490총 2513(760규모의 삐에로쑈핑은 여전히 식료품가전제품잡화명품 등의 다양한 제품으로 고객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4만여가지의 상품을 보러 외국인까지 찾아오는 명실상부한 관광명소로 거듭나 보였습니다
 
실제로 몇몇 고객들을 인터뷰했습니다. 경기도에서 사는 한 20대 고객은  "인터넷에서 소문을 듣고 매장을 찾아보게 됐다"라며 "실제로 와보니 새로운 경험"이라고 말했습니다강원도 강릉에서 견학 온 한 중학생 고객은 "서울로 견학 와서 삐에로쑈핑 매장에 방문하게 됐다"라며 "강릉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매장이라서 신기하다"라는 반응을 보였구요.
 
삐에로쑈핑 지하 매장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1년이 지나면서 변한 점도 물론 있었습니다. 우선 매장 내 대용량 제품은 줄어들고 소용량 제품의 비중이 늘었습니다. 이른바 '탕진잼(소소하게 탕진하는 재미)'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이 증가했습니다. 고객들이 삐에로쑈핑을 방문하는 목적이 대량으로 물건을 사러오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히 손에 들기 어려운 번들용 상품을 부피가 작거나 가벼운 상품으로 대체됐습니다.
 
실제로 이마트에 따른 최근에는 용량이 작은 '미니 주류판매가 매출 1위를 기록했다고 하네요. 보통 매장에선 맥주 355~500가 주로 판매되는데, 삐에로쑈핑에서는 135~250㎖ 맥주를 비롯해 50의 미니 양주 구매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전체 주류에서 미니 주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5%까지 증가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트렌디한 상품군이 늘어난 것도 특징입니다. 과거보다 2030세대들의 방문도가 높은 만큼, 키덜트족 등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마블 등 피규어 상품이 늘어났습니다. 또한 매장 안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소규모 점포 '숍인숍' 매장도 확대해 구성이 다양화됐습니다. 렌즈숍부터 게이밍존, 휴테크·힐링 마사지존, 데일리 여성의류 브랜드 '어라운드 101'과 컬래버레이션 한 매장을 운영하는 등 전문화된 매장으로 진화하고 있었습니다.
  
삐에로쑈핑에 진열된 피규어 제품. 사진/뉴스토마토
 
하지만 매장 주변 경쟁도 만만찮은 상황입니다. 코엑스몰 같은 층 인근에는 생활용품 매장인 '다이소'SPA 브랜드의 리빙 전문매장 '자라홈' 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인근 카카오프렌즈샵 역시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경쟁 점포로 손 꼽힙니다. 일부 고객 중에선 삐에로쑈핑의 가격적인 측면이 아쉽다는 반응도 보였습니다. 서울 강남구 자곡동에 사는 30대 여성 고객은 "친구랑 코엑스몰에서 밥 먹으면서 같이 둘러보려고 왔다"라며 "일본 등 외국 상품이 많이 보이는 게 눈에 띄지만 가격적으로는 메리트가 느껴지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삐에로쑈핑은 1년이 지나면서 '요지경 만물상' 콘셉트의 잡화 쇼핑몰로서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 6월 오픈한 이후 올해 4월까지 삐에로쑈핑 코엑스몰에 누적 방문객은 3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아울러 1년 만에 논현점, 천호점, 명동점 등 수도권에 6, 부산 아트몰링점 1개 등 짧은 시간에 7개의 점포로 확장했습니다. 특유의 집객력으로 인근 상권에 인구 유입이 늘게 하는 긍정적인 작용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주말에 삐에로쑈핑 한번 가보는 건 어떨까요.
  • 김응태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