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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리듬)쇼핑몰에 공룡까지…아시아 최초 '쥬라기월드 특별전'

2019-10-0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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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어텐션, 어텐션(주의하라, 주의하라)!"
 
안내원 멘트 후 요란한 사이렌이 울립니다. 어두운 풀숲 뒤 거대 그림자가 서서히 다가옵니다. 갑자기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포효하는 티라노사우르스. 철조망 뒤 노란 눈동자가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 있습니다. 슬쩍 뒷걸음 칠 정도로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합니다.
 
김포공항역 근처 쇼핑몰에서 영화 <쥬라기 월드>를 그대로 재현한 듯한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미국 유니버설스튜디오가 제작한 '쥬라기 월드 특별전'입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전시는 호주, 프랑스, 스페인을 거쳐 세계 5번째이자 아시아 중 첫 국가로 한국에 왔습니다. 중생대 밀림으로 꾸민 실면적 600평의 공간을 거닐면 6m 높이의 실제 같은 로봇 공룡을 마주하게 됩니다.
 
전시는 영화 <쥬라기 월드> 시리즈의 스토리를 그대로 빌려왔습니다. 관객들은 입구부터 페리를 타고 영화 속 가상의 섬 '이슬라 누블라'로 떠나게 됩니다. 초식 공룡부터 육식공룡, 태어난지 3주 밖에 안된 아기공룡 등을 마주하게 됩니다. 실제 영화 촬영 당시 쓰인 소품들과 실제 공룡의 뼈조각이 군데 군데 있어, 흡사 실제처럼 느껴질 때도 적지 않습니다.
 
섬에 도착하면 거대한 파키리노사우르스가 맞아줍니다. 약 7350만년 전 북아메리카에서 살았을 거라 추정되는 공룡입니다. 트리케라톱스와 같은 각룡과로, 부리 같은 입을 지닌 이 초식성 공룡은 아이와 함께 풀을 뜯고 노닙니다.
 
옆에는 초식 공룡 브라키오사우르스가 작은 호수에서 쉬고 있습니다. 1억 5400만년 전 북아메리카에서 서식했을 것으로 연구되는 공룡입니다. 높이 11미터에 달하는 이들은 성인의 70일 식사치를 한번에 먹어 치우곤 합니다. 목을 길게 내뻗고 관람객들을 굽어 본 채 소리를 내며 인사를 건넵니다.
 
6500만년 전 서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육식 공룡 티라노사우르스를 진땀나게 피해가면, 실제 영화 속 촬영 소품으로 등장했던 인큐베이터를 볼 수 있습니다. 알에서 막 깨어 나온 아기공룡들이 눈을 깜박거리며 누워 있고 DNA를 추출한 호박들이 일렬로 놓여 있습니다.
 
실험실에서는 공룡의 실제 뼈도 만나게 됩니다. 유니버설스튜디오는 7000만년 전 발견된 브라키오사우루스의 대퇴부 뼈를 전시장 안에 그대로 들여 놨습니다. 40여년 전 유타주 모리슨 지층에서 발견된 거대한 뼈조각은 직접 만져볼 수도 있습니다. 그 옆에는 영화 <쥬라기 월드>  소품용으로 제작된 가상의 티라노사우루스 두개골도 함께 비치돼 있습니다.
 
전시장 주변을 돌다보면 익숙지 않은 공룡들을 알게 됩니다. 두개골 뒤쪽 길게 튀어나온 볏이 특징인 파라사우르스는 백악기 후기에 살았다고 추정되는 공룡으로 캐나다, 미국 등에서 화석이 주로 발견된다고 합니다. 등쪽에 난 골판이 특징인 스케고사우르스는 쥬라기 후기에 살았던 공룡으로 북아메리카 서부와 포르투갈에서 주로 서식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위트가 엿보이는 체험존은 전시장 백미 입니다. 슬라임 형태로 제작된 배설물을 만지거나 실험실 연구원 품에 안겨 있는 아기 공룡을 만져볼 수 있고, 자신 만의 공룡을 컴퓨터로 그려볼 수도 있습니다.
 
'체험형 공간'으로서의 전시 기능은 최근 변화 중인 쇼핑몰의 집객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치열해지고 있는 유통 환경을 고려한 쇼핑몰이 오프라인 고객들의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한 전략입니다. 
 
세계 대형 쇼핑몰들도 이렇게 가족 단위의 고객을 공략할 공간들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미국 미네소타주 블루밍턴의 쇼핑몰 ‘몰 오브 아메리카’는 영화관, 수족관은 물론 대형 실내 놀이공원까지 실내에 들여오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전시는 내년 6월 말까지 이어집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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