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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연

(칼럼)미래를 내다보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2019-12-19 06:00

조회수 :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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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을 미리 보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이를 소재로 한 영화가 2007년 개봉된 <넥스트>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을 맡았다. 이 영화에서 2분 후의 미래를 볼 수 있는 아주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는 마술사 역할을 한 그는 로스앤젤레스에 핵폭탄을 설치해 폭발시키려는 테러리스트에 맞서 미연방수사국(FBI) 요원과 함께 싸운다. 이 영화는 그야말로 허구이지만 미래 예측은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사람들로 하여금 하게끔 만든다.
 
인류사를 보면 사회가 혼란하거나 현실의 삶이 매우 어려웠을 때 예언서가 나왔다. 우리나라의 정감록이 대표적이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읽고 있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서도 있다. 이런 예언서는 하나같이 비유나 애매모호한 말로 점철돼 있다. 하지만 우리가 관심 가져야 할 것은 이런 예언들이 아니다. 과학적 분석과 합리적 추론을 바탕으로 인구 추이와 기술발전, 문명의 흐름, 의식주의 변화 등을 잘 짚어내 앞으로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 ‘하나 낳아 혹은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산아제한 정책을 펼 때만 해도 우리 사회에서 합계출산율이 지금처럼 세계 최저 수준이 될 줄 아무도 모르지 않았던가. 그리고 그 미래상이 바람직하지 않으면 국가 차원, 지구 차원에서 지혜를 모아 바람직한 미래상을 만들기 위한 전략을 짜내야 한다. 미래비전이 중요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미래 예측이 어렵다 하더라도 기업, 국가, 국제기구, 전문가 등은 미래 예측을 한다. 연말 서점가에는 미래 트렌드를 읽고 미래비전을 말하는 책들이 선보인다. 지구온난화 속도가 얼마나 가속화할지, 그렇게 되면 도래할 세상은 어떤 모습인지를 각종 데이터를 모으고 전문가들을 총동원해 살핀다. 이를 바탕으로 미래의 재앙을 막고 지속가능 사회를 만들기 위한 비전과 과제를 제시한다. 지난 12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주최로 '광복 100주년을 향한 혁신적 포용국가 미래비전' 발표회가 열렸다. 지난 100년간의 역경과 성취를 성찰하고 미래에 일어날 도전과 응전을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이날 혁신적 포용국가의 비전, 목표, 전략, 가치를 놓고 발표와 토론이 이루어졌다. 대부분의 언론은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다. 정부의 공식보고서가 아닌데다 정부 싱크탱크의 발표에 무게를 두지 않아 다루지 않았던 것 같다. 한 언론사는 익명의 전문가 입을 빌려 "당장 올해 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뜬구름 잡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고 비판했다. 이런 시각도 언론의 무관심 이유 가운데 하나로 짐작된다.
 
하지만 이런 시각은 잘못됐다. 아무리 현실이 암울하다 하더라도 미래를 예측하고 미래비전을 말하지 않는 것은 패배주의적 사고다. 현실을 타개하는 것은 그것대로, 다가올 미래를 그냥 맞이하지 않고 '장밋빛' 미래로 만들기 위한 노력은 그것대로 전력을 다해야 한다. 이번 발표가 단순 행사에 그친다면 작업에 참여한 수백 전문가들의 땀이 헛수고가 된다. 문재인 정부가 앞으로 여기에 살을 보태어 국가미래보고서로 채택해야 한다. 또 거기서 멈추지 말고 전략과제를 실천하기 위한 조직과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그래야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안종주 단국대 초빙교수·보건학 박사(jjahnpa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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