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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김도진 기업은행장 오늘 이임식…청와대, 후임인선 '장고'

반장식 임명제청에도 발표 차일파일…노조, 광화문서 '반장식 반대' 결의대회

2019-12-2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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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27일 임기만료에 따라 이임식을 갖는데, 차기 행장 소식은 아직이다.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업은행 노조 반대가 심해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26일 "현 행장 임기만료일까지 (청와대의) 별다른 결정이 없는 경우 다른 등기이사인 임상현 전무 대행체제로 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회의 제청을 거쳐 청와대가 임명하며 임기는 3년이다.
 
과거에도 청와대의 기업은행장 임명은 전임 행장 임기만료 직전에 이뤄졌다. 지난 2013년 12월 권선주 행장 임명 당시에도 청와대는 전임 조준희 행장 임기만료 4일 전까지 "사실상 임기 내 선정에 문제없다"며 느긋한 태도를 보였다. 현 김도진 행장 임명도 권 행장 임기 만료 전날인 2016년 12월26일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에 의해 이뤄졌다.
 
다만 당시와 비교해도 이번 기업은행장 인선은 많이 늦다. 반 전 수석 내정에 대한 기업은행 노조의 반발이 거센 탓이다. 노조는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사에 '함량미달 낙하산행장 반대한다', '공공기관이 청와대수석 재취업자리인가' 등의 현수막을 걸어놓고 반대투쟁 중이다. 조준희·권선주·김도진으로 9년 째 이어져온 내부인사 발탁 기조를 이어가라는 요구다.
 
반 전 수석은 과거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기획예산처 차관까지 지낸 정통 예산관료 출신이다. 이같은 반 전 수석에 대해 기업은행 노조는 '은행 사정을 모르는 낙하산', '관치 부활' 등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27일 오후에는 서울 광화문에서 '반장식 임명 반대' 결의대회를 진행할 방침이다.
 
금융노조 기업은행 지부 소속 노조원들이 지난 18일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낙하산 행장 임명 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금융노조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반 전 수석은 현 정부 청와대 초대 일자리수석비서관으로 일한 1년 간 눈에 띄는 정책도, 업적도 내지 못했다"며 "나라다운 나라는 인사다운 인사에서 시작한다. 구태 밀실인사를 멈추라"고 요구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금융위원회에도 자신들의 입장을 담은 서신을 전달한 바 있다.
 
지난 24일 신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에 선출된 박홍배 당선인도 "기업은행 지부의 낙하산 저지투쟁 등 지부 현안을 챙기겠다"고 언급했다. 박 당선인은 금융노조 내 대표적인 '강경파' 인사로 꼽힌다. 신임 금융노조 사무총장에 박한진 기업은행지부 부위원장이 뽑힌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노조의 반대와 별개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검찰과의 의견충돌, 연말 북한의 '새로운 길' 엄포에 따른 한반도 정세변화 등의 이슈가 겹치며 청와대가 기업은행장 임명에 관심을 쏟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사에 차기 행장 ‘낙하산 반대’ 현수막이 걸려있는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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