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주세법 개편으로 기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되면서 수제 생맥주 가격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원재료 가격이 높은 수제맥주는 종량세 전환 시 세금 부담이 경감되지만, 매장에서 생맥주 위주로 판매하는 수제맥주 업체들은 반대로 세 부담이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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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제맥주 업체가 운영하는 매장. 사진/뉴시스
14일 업계에 따르면 매장에서 생맥주를 판매하는 수제맥주 업체들이 종량세 전환 이후 세부담이 높아졌다고 호소한다. 한 수제맥주 관계자는 "주세 제도 변화로 캔입, 병입 수제맥주 경우 가격 경쟁력이 강화되지만, 매장에서 직접 맛보는 생맥주 업체들은 공급가 인상 고민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같이 생맥주를 판매하는 수제맥주 업체들의 세 부담이 커진 것은 맥주량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 때문이다. 종량세 전환에 따라 용량이 적은 제품은 가격이 감소하는 반면, 케그(20ℓ) 형태로 판매되는 대용량 생맥주 제품은 세 부담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수제맥주 업체 '브롱스'는 매장에서 판매하는 생맥주를 공급하는데, 종량세 전환에 따라 ℓ당 납부세액이 종전 대비 62%가량 증가한 약 323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했다. 국세청에서도 종량세 전환에 따라 캔 제품은 ℓ당 주세가 291원 감소하는 반면, 생맥주는 종전보다 주세가 ℓ당 311원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물론 정부는 생맥주 출고가가 높아질 것을 대비해 2년간 한시적으로 20% 경감세율을 적용키로 했다. 다만 경감세율이 적용되더라도 생맥주의 ℓ당 평균 주세는 종량세 적용 전보다 145원 올라간다. 또한 2년이 지나면 경감 혜택이 사라져 생맥주 가격이 오르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무엇보다 수제맥주 업계에선 이 같은 정책이 수제맥주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종량세 체계에서 세 부담이 낮은 캔·병입 처리를 통해 수제맥주를 판매할 수 있지만, 수제맥주는 효모균이 살아있는 신선함이 강점인 제품이라는 이유에서다. 캔과 병입 제품은 유통기간을 늘리기 위해 후처리로 효모균을 없앤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장기적으로 수제맥주의 다양성을 저해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국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수제맥주. 사진/BGF리테일
한편 수제맥주 업체들은 주세법 개편 이후 세 부담이 적은 캔제품 위주로 판로 확장에 나서고 있다. 수제맥주 업체 '제주맥주'는 GS25와 협업을 통해 '제주백록담 에일' 등을 출시했고, '플래티넘크래프트'는 CU편의점에서 '인생에일' 등을 선보였다. 이외에도 수제맥주 프랜차이즈 '브롱스'와 진주햄이 전개하는 수제맥주 제조사 '카브루' 등은 캔입 수제맥주를 만들어 편의점으로 유통 채널을 넓힐 예정이다. 브롱스 관계자는 "안정적인 대량 생산이 가능한 자체 양조장 운영을 기반으로 병입, 캔입 유통 등 다방면에서 혁신적인 비즈니스 확장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