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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윤종원, 임명 27일 만에 본점 첫 출근해 취임식

여당 유감표명에 출근저지 철회…노조추천이사제 등 후속논의 관심

2020-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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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임명 27일 만에 서울 을지로 본점으로 출근해 취임식을 갖는다. 기업은행 노조가 윤 행장 출근저지 투쟁을 푸는 과정에서 임원 선임절차 투명성·공정성 개선, 노조추천이사제 추진 등이 합의된 만큼 후속논의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기업은행은 28일 "윤 행장이 설 연휴 중 노사합의를 이뤄 29일부터 정상 출근할 예정이며, 취임식도 실시한다"고 밝혔다. 기업은행 노조도 이날 부로 윤 행장 대상 출근저지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3일 임명된 윤 행장은 그간 노조의 '낙하산 행장 반대' 기조에 막혀 본점 대신 외부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임원보고 등의 업무를 봐왔다. 윤 행장이 수차례 노조와 대화 의지를 밝혀왔지만 노조 측은 "지난 2017년 더불어민주당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체결한 '낙하산 인사 근절' 정책협약서 위반"이라며 당정청의 사과를 요구해왔다.
 
표면상의 갈등과 달리 당정청과 노조는 물밑대화를 지속해왔다. 기업은행 노조는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금융위원회 측과 지속적인 면담과 대화를 이어왔다"며 "어제·오늘에 걸쳐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의 공식적인 유감 표명과 행장 선임에 관한 제도개선 추진을 약속받았다"고 전했다. 실제 이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기업은행장 선임과정에서 소통과 협의가 부족하면서 (한국노총과 민주당이 2017년 5월 체결한 정책협약) 합의가 충실히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이를 토대로 노조는 윤 행장 출근저지를 종료했다.
 
지난 27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14층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은성수 금융위원장, 윤종원 기업은행장,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 당선인,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당선인(오른쪽부터)이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기업은행 노조
 
이 과정에서 윤 행장과 노조는 '6대 노사 공동선언'에 합의했다. 기업은행 노조에 따르면 양측은 공동선언에서 △희망퇴직 문제 조기해결 △직무급제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 시 노조가 반대하면 추진 안함 △임원 선임절차 투명성·공정성 개선 △노조추천이사제 적극 협의·추진 등에 나서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후속논의가 지지부진할 가능성을 거론한다. 기업은행 노사의 합의사항 중 임원 선임절차 투명성·공정성 개선은 행장 자리를 겨냥한 것이다.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는 가운데, 행장추천위원회와 같은 제도 보완을 하는 과정에서 당사자들의 이해충돌을 어떻게 조율할지가 관건이다.
 
노조추천이사제 적극 협의·추진을 놓고도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당정에서 제의했던 것으로 안다. 사외이사 같은 경우 노조추천이사제를 도입하는게 어떻겠냐는 제의를 해줬다"며 협의 방침을 밝혔다. 이를 두고 한 은행권 관계자는 "선언적인 내용으로 보이며, 가시적인 결과를 내기는 쉽지 않아보인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윤종원 기업은행장과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이 27일 서명한 합의문. 사진/기업은행 노조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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