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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찬

"개인 암호화폐 거래차익, 양도소득세 부과가 타당"

국회 가상자산 정책심포지엄 개최…"과세인프라 정비 필요"

2020-02-0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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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개인 암호화폐(가상자산) 거래에서 발생하는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게 타당하다고 전문가들이 주장했다. 과세편의를 위해 거래에 일괄적으로 세금을 부과하거나 기타소득으로 일률적인 세율을 매기기보다 실제 양도로 실현된 이득에 대해서만 소득세를 부과하는 게 과세체계에 부합하다는 주장이다.
 
4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2층 1세마나실에서 열린 '가상통화 과세방안 정책심포지엄' 발제자로 나선 김병일 강남대 경제사무학과 교수는 "주식양도차익 과세제도, 파생상품 등 거래 행위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한 과세제도와 과세방식을 유사하게 마련할 수 있어 큰 저항감 없이 제도 도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타소득세 관련 김 교수는 "암호화폐 거래 이익을 일반적으로 우발적으로 발생한 소득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강남규 법무법인 가온 대표변호사 또한 양도소득세 부과가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는 "기타소득으로 과세할 게 아니라 우리나라식으로 소화해 양도소득으로 과세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암호화폐가 자산으로 인정되는 이상 법인과세는 당연히 가능한데, 개인 또한 자산가치의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김용민 한국블록체인협회 세제위원장(전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주요국은 가상화폐 거래로 인한 이익에 대해 자본이득에 따른 양도소득세를 과세하고 있다"며 "조세이론상으로도 가상화폐의 거래이익은 양도소득세로 과세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거래 현실을 감안해 낮은 수준의 거래세를 도입해 과세인프라 구축과 세수확보를 해나가면서 과세인프라가 정비된 시점에서 양도소득세로 전환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단계적 도입을 조언했다. 암호화폐가 국내외 복수의 거래소에서 거래가 이뤄져 취득가액 산정이 어렵고, 부동산처럼 기준가액을 산정하거나 등기로 거래를 증명하는 것 또한 쉽지 않은 현실을 고려하자는 취지다.
 
한편 양도소득세 부과가 현실성이 없다는 반론도 나왔다. 장재형 법무법인 율촌 세제팀장은 "주식에 대해 전면전익 양도차익 과세를 하지 않고 증권거래세만 과세하는지, 파생금융상품에 대해서도 장기간 부분 과세만 하는지를 암호화폐 사례에 비춰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신산업인 암호화폐시장 발전과 납세자 저항을 고려해 저율의 거래세가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대법원은 2018년 5월 암호화폐의 대장격인 비트코인에 대해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재산이라고 판시해 자산 가치를 지닌 화폐성 논란은 일단락됐으나 과세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이다. 최근 국세청이 빗썸 거래소와 관련 외국인 고객의 소득세 원천징수 처분을 내렸지만, 기획재정부는 조세 열거주의를 근거로 개인의 암호화폐 거래 이익은 소득세 과세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히는 등 과세 당국 간 입장도 엇갈리고 있다.
 
4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2층 1세미나실에서 암호화폐 과세방안 관련 토론이 열렸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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