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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윤

(Re-News)6년전 4월7일, 윤일병 사망사고 은폐·축소 시도 기억하시나요?(영상)

2020-04-07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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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매일 새로운 소식이 수천 건씩 쏟아지는 ‘뉴스의 시대’, 이제는 ‘구문(舊聞)’이 된 어제의 신문(新聞)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를 기록해보고자 준비했습니다. 다시 보는 ‘리뉴스(Re-News)’ 첫 순서는 6년 전 오늘로 거슬러 가보겠습니다. 뉴스토마토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도 연천군에 위치한 육군 6군단 예하 28사단 977포병대대 의무대 내무반에서 갓 입대한 스물 한 살의 병사가 선임들의 폭행에 시달리다 안타깝게 숨진 ‘윤 일병 사건’이 있었습니다.
 
윤 일병이 결국 깨어나지 못한 2014년 4월7일 사건은 국방부 보도자료를 통해 ‘냉동식품을 나눠 먹던 중 일어난 폭행 사망 사건’으로만 전해졌습니다. 부검도 하기 전이었지만 사인은 ‘추정’된 채 그대로 묻히는 듯했습니다. 
 
진실이 알려진 건 3개월이 훌쩍 넘은 7월30일. KBS 저녁 뉴스와 다음 날 군인권센터의 폭로 이후 대대적인 언론 보도를 통해 당시 윤 일병이 정식 배치된 3월부터 숨지기 전까지 약 한 달간 겪어야 했던 구타와 가혹행위가 밝혀졌습니다. 
 
특히 국방부가 첫 보도자료에서 강조했던 ‘냉동식품 섭취’는 가해자인 이 모 병장이 가혹행위 도중 윤 일병에게 “체하는 게 어떤 건지 알려 주겠다”며 억지로 먹인 뒤 폭행을 이어간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정확한 사인과 진실을 왜곡하는 정보가 되기도 했습니다.
 
표 제작/표영주 뉴스토마토 디자이너

표 제작/표영주 뉴스토마토 디자이너
 
가해병사들은 이미 상해치사죄 등으로 기소돼 28사단 보통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었지만, 여론이 들끓으면서 사건은 제3야전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으로 이관됐습니다. 죄목에도 ‘살인’을 추가하고 예비적 공소사실로 ‘상해치사’를 적용해 공소장이 변경됐습니다.
 
이후 재판은 가해자들의 항소와 상고, 대법원에서 한 차례 파기환송을 거친 끝에 2016년 8월25일 가해자들의 상고를 기각하며 형이 확정됐습니다. 주범인 이 병장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가 인정돼 징역 40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하 모 병장과 이 모 상병, 지 모 상병은 상해치사죄가 인정돼 각 징역 7년을, 간부급이던 유 모 하사에겐 징역 5년이 선고됐습니다.
 
세월호 침몰과 함께 사회가 침묵에 잠긴 그해엔 GOP 총기난사 사건인 ‘임 병장 사건’도 있었습니다. 병역 내 따돌림을 겪다 전역을 불과 3개월 앞두고 십 수 명의 병사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해 5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두 차례의 비극적인 군 관련 사건을 접한 당시 ‘참으면 윤 일병이 되고, 못 참으면 임 병장이 된다’는 자조도 나왔습니다.
 
이후 병영혁신의 일환으로 군 내 핸드폰 사용도 가능해지는 등 군 생활이 많이 개선됐다고는 합니다. 유족들의 4년간 소송 끝에 윤 일병이 국가유공자로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유족들은 아직 국가와의 법적 싸움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당시 사건을 은폐·축소하기도 했던 책임자들이 제대로 처벌을 받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군 의문사 사건의 피해 유족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데도 여전히 많은 사건들이 묻혀 있는 이유와도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반드시 기억해야 하고, 앞으로 갈 길이 더 남은, 윤일병 사건을 잊지 않기 위해 <뉴스토마토>가 정리해봤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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