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네번째 대권도전 "제왕적 대통령제 폐지"
김종인 접촉에 "어른 몇분 뵌 것"…"돈도 조직도 캠프도 없는 나홀로 대선"
입력 : 2021-11-29 15:55:49 수정 : 2021-11-29 16:22:10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29일 "무한권력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폐지할 대통령이 되겠다"며 네 번째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대선 출정식을 열고 "정치를 바꿔야 한다. 제도를 바꿔야 한다. 저 손학규가 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출마 선언 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무실이 있는 광화문 대한발전전략연구소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방문 이유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 선대위 합류가 불발된 만큼 구원투수로 요청하기 위함으로 해석됐다. 손 전 대표는 출정식 후 기자들과 만나 "저한테 어른이 된 몇 분을 뵙게 된 것"이라며 "이런 이런 뜻으로 대선에 나가게 됐고, 김 전 위원장 외에도 대여섯 분의 국가 원로들께 말씀을 들었다"고 했다. 
 
대표적 개헌론자인 손 전 대표는 "개헌으로 87년 체제를 청산하고 7공화국을 열겠다"며 "대통령이 감옥 안가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양당제 국회를 다당제 국회로 바꿔, 싸우지 않는 국회를 만들겠다"며 "한마디로 대통령제를 폐지하고 의회중심의 연합정치라는 새로운 길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해 총선 과정과 결과를 거론하며 "위성 비례정당이라는 기상천외의 발상으로 결국 양당제 회귀라는 불의를 목도했다. 그 뒤 무한투쟁, 극단의 정치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 할 덕목에 대해선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대한민국을 미래로 이끌 비전의 리더십, 분열과 갈등을 극복할 통합의 리더십, 헌법을 개정하고 의회 정치로 이끌 민주주의 리더십"을 제시했다.
 
손 전 대표는 "대선이 석 달밖에 남지 않았는데 웬 뜬금없는 출마냐 하고 의아해하실 분들이 많을 것"이라면서도 "대한민국 대선의 현실은 어떠냐. 대통령선거가 나라를 이끌 비전은 보여주지 못한 채 상대를 헐뜯고 조롱하는 네거티브 캠페인에 몰두하고 있다"고 여야 모두를 싸잡아 비판했다. 또 "누구 한 명이 대통령이 되면 나머지 한 명은 감옥에 갈 것이라는 말이 나도는 선거를 치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저는 돈도 조직도 없다. 화려한 공약도 없다"며 "캠프도 없이 광야에서 홀로 외치는 심정으로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나홀로 대선'"이라고 했다. 그는 "어떤 개인적 수모도 다 받아들이고 대통령제 아래서 양당제의 극한 대결의 정치를 청산하고, 합의에 의한 의회민주주의 정치가 뿌리 내리는 데 마지막 헌신을 하고자 한다"고 결의를 다졌다.
 
손학규 징크스는 이번에도 현실화됐다. 손 전 대표가 큰 일을 결단하거나 발표할 때마다 공교롭게 다른 대형 이슈가 터져 손 전 대표가 묻혀버리는 일이 자주 발생하자,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말이다. 이날도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모두 지방 일정 중이어서 손 대표 출마 선언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앞서 손 전 대표가 2006년 10월 '100일 민심 대장정'을 마치고 서울로 복귀해 기자회견을 한 날 북한이 1차 핵실험을 강행했고, 2007년 3월 한나라당 탈당 결단을 내린 날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일이었다. 2014년 정계은퇴를 했다가 2년 만인 2016년 10월 정계복귀를 했으나 며칠 뒤 최순실 게이트가 터졌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사진/뉴시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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