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앞에 장사 없다"…대구 집값 하락세 가팔라지나
올해 입주물량 2.8만여가구…최근 3년 증가세
대출규제·시장위축 여파…어두운 입주경기
미분양, 3개월 만에 3배↑…"대구 시장 난항 전망"
입력 : 2022-05-27 08:00:00 수정 : 2022-05-27 08:00:00
대구광역시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김성은 기자)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대구에서 분양물량뿐 아니라 입주물량까지 쏟아지고 있다. '공급 폭탄'이 이어짐에 따라 집값 하락세는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27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대구에서 총 2만840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2020년(1만5549가구)과 2021년(1만7204가구) 대비 증가한 수치다.
 
최근 몇 년간의 분양 호황기에 공급됐던 단지들의 준공 시기가 다가오면서 입주물량이 늘어난 것이다. 대구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사거리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아파트 신축 공사장이 있을 정도로 대구 곳곳에 공급이 이뤄졌다"며 "앞으로 한동안 입주물량은 줄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입주경기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대구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74로 전국 평균인 85.4를 하회했다.
 
입주율도 하락세를 보였다. 대출 규제와 부동산 시장 위축 등의 여파로 지방광역시 전체 입주율은 지난 3월 85.1%에서 4월 83.8%로 떨어졌다. 수분양자들은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거나, 대출 규제로 잔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입주를 포기할 수 밖에 없다.
 
현재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인플레이션에 따른 가처분 소득 감소로 수요자들의 구매력은 약화되는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입주 단지가 줄줄이 예정된 대구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는 분위기다.
 
분양물량도 여전히 많다. 부동산R114 통계를 보면 올해 대구에서 총 2만9877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는 2만6463가구가 공급된 지난해보다 늘었으며, 분양 호황기였던 2020년(3만1275가구)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같은 물량 공세를 소화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미 공급 과잉으로 대구의 미분양 주택은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3월 말 대구 미분양 물량은 6572가구로 지난해 12월 1977가구에서 3배 이상 늘었다.
 
공급이 계속되면서 대구 집값의 낙폭도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주 한국부동산원의 대구 아파트값 변동률은 -0.18%로 지난주(-0.16%) 대비 하락세를 키웠다. 부동산원은 "매물 적체가 지속되는 달서구와 신규 입주물량 영향이 있는 달성군이 하락세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역 내에서 일부 물량은 소화하겠지만 '물량 앞에 장사 없다'는 말처럼 공급이 많은 지역은 하향 조정되기 마련"이라며 "공급 여파로 한동안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현재 나타나는 미분양 증가세는 매수자의 관망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다만 같은 지역 내에서도 수요자 선호도에 따라 갈리는 부분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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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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