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원 올려도 한전 적자 못막아…"산업·가정용 격차 효율성 조정해야"
7월 가구당 공공요금 평균 3700원 올라
에너지기업 적자규모 지속 증가 '악순환'
국제 가격 상승으로 내년도 인상도 불가피
"에너지 소비 패턴 개선…소비 효율화해야"
입력 : 2022-06-29 17:00:00 수정 : 2022-06-29 17:00:00
[뉴스토마토 김종서·김현주 기자] 가스요금에 더해 3분기 전기요금 인상까지 결정하면서 내달 가구당 공공요금 부담액이 평균 3700원가량 오를 전망이다. 특히 에너지기업의 적자 사태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이나 이번 인상이 영업적자를 만회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요금 인상에 따른 전기요금 부담은 4인가구 기준 월 평균 1535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연료비연동제에 따라 인상이 예정된 10월 4.9원 추가 인상도 예정돼 있어 올해만 최소 16.8원 가량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전년과 비교해서는 15.1% 인상 수준이다.
 
앞서 한전은 오는 7~9월 전기요금에 적용될 연료비연동제 조정단가를 'KWh당 5원'으로 확정한 바 있다. 연료비연동제에 따라 분기별 최대 상승폭은 3원으로 제한되지만, 연간 한도를 적용할 수 있도록 약관을 변경했다. 
 
가스요금은 7월부터 기존 MJ당 15.88원에서 16.99원으로 1.11원 오른다. 연중 가구당 평균 가스요금이 월 2220원 증가하는 셈이다. 서울시를 기준으로 보면 3만1760원에서 3만3980원으로 적용된다.
 
문제는 국제 에너지시장 불안정이 지속되면서 한전 등 에너지 공기업들의 재무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전이 6조원 규모의 재무개선 목표를 제시해 추진 중이지만, 올해 한전 적자가 최대 3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가스요금도 오는 10월 추가 인상으로 올해만 총 3차례 오를 전망이다. 가스공사의 미수금 규모가 갈수록 불어나는 만큼, 내년도 추가 인상 역시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스공사의 올해 1분기 미수금만 4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총 미수금(1조8000억원)의 두 배 이상 달할 만큼 부담이 빠르게 늘고 있다.
 
물가안정을 위한 정부의 고심도 커지고 있다. 한전의 적자 사태를 기업 자구노력만으로 극복할 수 없는데다, 국민 부담으로 돌리기에는 민생 안정에 부합하지 않는 딜레마다.
 
한전의 부채비율은 지난 3월 말 270%로 급격히 악화됐다. 연료비 상승 여파로 요금 인상 필요성이 커졌음에도 생활 안정으 위해 요금을 동결해온 탓이다. 한전 적자 사태에 대한 정부 책임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한전은 적자 해소를 위해 전기요금을 33.6원까지 인상해야 한다고 보고 있으나, 정부는 "30원 인상은 극단적인 케이스"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일각에서는 에너지가격 변동에 따라 인상폭을 조절하되, 복지요금을 통한 부담 줄이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한전 적자가 커진 근본 원인은 우리나라의 석탄, 천연가스 발전량 비중이 70%에 달하기 때문"이라며 "적어도 20~25% 인상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후 연료 가격이 안정화될 때 요금을 조금씩 내리면 적자를 보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월평균 전기요금이 4만4000원정도 한다. 20% 올리면 8800원인데, 한 사람 통신요금 정도"라며 "저소득층은 감면제도 등 복지요금을 통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소상공인들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단기적 현상일 경우 재정을 투입하거나 에너지소비 효율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산업용과 가정용 요금 격차를 고려한 조정 필요성도 거론되고 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기적 현상이라면 재정을 투입할 수 있는 문제지만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면 에너지 소비 패턴도 개선할 부분이 있다는 것"이라며 "에너지 소비를 효율화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야 옳다. 산업용과 가정용 요금 격차를 고려해 효율성을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7월 공공요금이 가구당 평균 3700가량 오를 전망인 가운데, 에너지기업 적자 사태 해소를 위해 요금을 더 올릴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사진은 전기요금 청구서.(사진=뉴시스)
 
세종=김종서·김현주 기자 guse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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