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기댈 언덕은 여론 뿐"…부정적 여론에 윤 대통령 마중
국민 53.8% "윤리위, 이준석 징계에 찬성"…윤핵관 갈등에 여론마저 '사면초가'
입력 : 2022-07-01 13:14:16 수정 : 2022-07-01 13:16:34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천하람 국민의힘 혁신위원은 1일 "이준석 대표 입장에서 현재 기댈 수 있는 언덕은 여론밖에 없다"며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 윤리위원회 징계 심의를 앞두고 있는 이준석 대표의 상황을 설명했다. 천 위원은 혁신위 1호 위원에 위촉됐으며, 이 대표와 매우 가깝다. 
 
하지만 이 대표의 바람과 달리 국민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아 결국 '윤심'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이 대두됐다. 이 대표는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는 윤석열 대통령 마중에 나선다. 예정에 없던 일정으로, 윤심에 대한 구애라는 해석을 낳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오전 경북 경주시 양남면 한국수력원자력(주) 월성원자력본부 홍보관을 찾아 관계자들로부터 원전 관련 브리핑을 듣고 있다.(사진=뉴시스)
 
천 위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준석이 달리기 시작하면 어떤 그림이 펼쳐질 거라고 생각하냐'고 진행자가 묻자 "명분이 있는 전면전이 아니라, 지저분한 방향으로 가게 된다면 여론의 지지까지 다 잃어버릴 수가 있다.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9일 밤 이 대표는 자신의 SNS에 "뭐 복잡하게 생각하나. 모두 달리면 되지. 그들이 감당할 수 없는 방향으로"라는 글을 올렸다. 친윤계 박성민 의원이 당대표 비서실장 사의를 이 대표에게 전달한 직후였다. 글에서 표현된 '그들'은 이 대표와 권력투쟁에 나선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에 대한 지목으로 해석됐다. 이어 '그들이 감당할 수 없는 방향'이 어떤 방향인지에 대한 관측이 쏟아졌다.
 
천 위원은 "이 대표가 '흑화'해서 당에 해가 되는 싸움을 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도 계시는거 같다"며 "그럴 일은 전무하다"고 했다. 그는 "이 대표가 현재 기댈 수 있는 언덕은 여론 밖에 없다. 그렇다면 본인이 당대표로서 필요한 여러 개혁과제·방안들을 제시해서 다음 총선을 이기려면 이준석 대표의 구상과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당원과 국민에게 오히려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2030 지지를 기반으로 당대표에 오른 만큼 윤리위를 앞둔 정치적 위기에서도 여론을 무기로 일전에 임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대표의 기대와 달리 국민 절반 이상이 자신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 같은 구상도 흔들리게 됐다. 이날 발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정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대표에 대한 윤리위 처분에 대해 53.8%가 '징계 찬성' 의견을 내놨다. 이어 '경찰 수사결과를 보고 결정해야 한다' 25.6%, '징계에 반대한다' 17.7%였다. '이준석 돌풍'을 뒷받침한 20대도 45.7%가 징계에 찬성했다. 윤리위는 오는 7일 이 대표로부터 관련 의혹에 대한 소명을 듣고 징계 여부를 결정한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3박5일 일정의 첫 해외 순방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윤 대통령 마중에 나선다. 이 대표 예정에 없던 일정으로, 당 안팎에서는 사면초가에 내몰린 이 대표의 윤심 구애로 받아들였다. 이 대표는 지난 27일 윤 대통령 출국 당시 환송행사에 불참한 바 있다. 대신 29일과 30일 당의 심장부인 TK(대구·경북)를 찾아 무력시위를 벌였다. 특히 첫 날인 29일에는 포항을 방문, 이곳을 지역구로 둔 김정재 의원을 겨냥했다. 김 의원은 '혁신위의 이준석 사조직화'를 공론화한 친윤계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대선과정에서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을 기습 방문, '윤핵관'에 대한 신경전을 이어간 바 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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