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폭염에 '기습 폭우'까지 3각 파고…추석 물가에 기름 붓나
서울·경기 80년만의 폭우…남부는 가뭄
고랭지 배추·무 가격 1년 전보다 2배 올라
농작물 피해 5ha…향후 피해 커질 수 있어
이번주 추석민생대책 발표…기습적 폭우 복병
입력 : 2022-08-09 16:40:53 수정 : 2022-08-09 16:49:13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서울·경기 등 중부지방에 80년 만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치솟은 농산물 가격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뭄·폭염에 이어 기습적인 폭우로 내달 추석을 앞둔 장바구니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정부도 장바구니 물가 잡기를 포함한 추석 민생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기습 폭우로 인한 유통 차질과 수확 지연 등 농업 분야의 피해가 가중되면서 물가 상승 억제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9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각 경제부처들은 이날 예정된 ‘주택 250만 가구+α(알파)’ 공급 대책과 ‘경제 형벌 규정 개선’ 추진 계획 등 주요 경제 현안 발표를 미루고 호우 상황 대처에 돌입했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는 집중호우로 인한 농업 부문 대비상황과 피해 발생 조치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선 상황이다.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8일부터 내린 집중 호우가 11일까지 예상되면서 농작물 등 각 품목별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의 경우 시간당 50~80mm의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농경지 침수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정부 집계를 보면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지난 8일부터 수도권, 강원영서, 충청권에 100~440mm의 호우로 현재까지 농업 분야는 농작물 5헥타르(ha)가 침수됐다.
 
문제는 중부지방·전북·경북권을 중심으로 강풍을 동반한 강한 비가 최대 300mm 이상 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농업피해 확대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즉, 추석을 앞두고 농축산물 등 서민 경제와 관련이 큰 식탁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물가는 전년과 비교해 6.3%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6월(6.0%)에 이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추석 명절 기간인 9월과 10월에는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는 관측이 팽배하다. 특히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7.9% 상승한데 이어 농작물 피해로 인해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9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각 경제부처들은 이날 예정된 ‘주택 250만 가구+α(알파)’ 공급 대책과 ‘경제 형벌 규정 개선’ 추진 계획 등 주요 경제 현안 발표를 미루고 호우 상황 대처에 돌입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 유통정보 시스템을 보면 지난 8일 기준 고랭지 배추(10kg) 도매 가격은 1년전(1만600원) 보다 두배 가까이 치솟은 1만9840원이다.
 
고랭지 무(20kg) 도매 가격은 1년전(1만5270원) 보다 61.6% 오른 2만4680원이다. 이는 전일(2만1200원) 보다도 16.4% 오른 수준이다.
 
풋고추(10kg)는 1년전(4만8775원)보다 35.6% 오른 6만6120원, 대파(1kg)는 1년전(1782원) 보다 65.2% 오른 2944원을 기록하고 있다. 
 
대표적인 추석 성수품인 사과(쓰가루·10kg) 가격도 1년전(3만4300원) 대비 32.2% 오른 4만5360원을 기록했다.
 
정부는 이번주 장바구니 물가 잡기를 골자로 한 추석 민생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습 폭우로 인한 유통 차질과 수확 지연 등 농업 분야의 피해가 가중되면서 물가 상승 억제는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국내 공급 부족에 대응해 수입 물량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할당관세 적용 품목을 늘리는 방안이 유력하다.
 
현행 할당관세는 대두유, 밀가루, 소고기, 닭고기, 분유, 대파, 커피원두, 주정원료, 돼지고기(삼겹살) 등에 적용하고 있다. 최근 수급 불안정으로 인해 가격이 오르고 있는 일부 품목에 할당관세를 추가 적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정부는 추석 민생안정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은 "기상재해로 인한 영농현장 피해 예방과 최소화를 위해 각 농촌진흥기관이 사전?사후 기술지원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집중호우 종료 시까지 모든 농림축산식품부 산하·관계기관 및 지자체가 비상 대비 태세를 갖추고, 각 소관 분야 부서·기관이 농업피해 및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철저하게 현장점검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9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각 경제부처들은 이날 예정된 ‘주택 250만 가구+α(알파)’ 공급 대책과 ‘경제 형벌 규정 개선’ 추진 계획 등 주요 경제 현안 발표를 미루고 호우 상황 대처에 돌입했다. 사진은 농작물 침수 피해지역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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