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국감, '모범답안' 의혹에 여야 공방
총리실 작성 '상임위별 쟁점 문건' 파문…이 장관 "본 적 없어"
입력 : 2022-10-05 04:03:28 수정 : 2022-10-05 04:03:28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국정감사에서 종료 직전 제기된 '모범답안' 의혹으로 한 시간 여 동안 여야 공방이 이어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필모 의원은 4일 세종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청사에서 열린 '2022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서 '국정감사 상임위별 쟁점'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내보이며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정 의원은 "(문건의) 답변 기조에 따라 대부분 두루뭉술하게 답변했다"며 "장관이 총리의 지시나 받는 허수아비냐"며 강하게 질책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4일 열린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 의원이 언급한 문건은 이날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도 등장해 논란이 된 것이다. 38쪽 분량의 해당 문건은 각 상임위 별로 민감한 현안에 대한 정부의 '모범답안'이 적혀있었다. 정무위 국감에 출석한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해당 문건의 존재에 대해 "내부 자료"라고 말했고, 박성근 국무총리 비서실장도 "국정감사를 앞두고 모든 현안에 대해 각 부처로부터 답변을 받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 실장은 "장관 정책보좌관 20명에게만 돌렸는데 (유출 경위에 대해) 조사를 해야 할 지 고민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해당 문건에 따르면 과기정통부의 주요 쟁점으로는 △우주항공 거버넌스 구축 △망 이용대가 관련 이슈 △디지털 뉴딜 성과 미흡 △5G 요금제 다양화 등이 꼽혔다. 이에 대한 답변기조로는 "미국 나사를 모델로 한 우주항공청 설립방안을 수립하고, 설립추진단 운영 등을 통해 신속히 추진해 나갈 계획임", "넷플릭스와 SK 간 소송 진행 중, 망 이용계약 제도화를 위한 법안이 발의되어 있음, 향후 국회 입법 논의에 참여하겠음" 등이 제시됐다. 
 
이를 두고 야당 의원들은 "군사 독재 시절에나 있을 법한 일"이라며 질타를 쏟아냈다. 더욱이 이날 국감에서 이 장관은 답변 태도에 대해 "소신 있게 말하라"고 수 차례 지적을 받았던 터라 야당 의원들의 공세는 거셌다. 
 
과방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여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임위와 야당 의원이 맡고 있는 상임위의 답변을 보면 서술어 종결 어미가 다름을 확인할 수 있다"며 "국정감사를 많이 해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물론 오태석 제1차관, 박윤규 제2차관, 주영창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게 해당 문건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지 따져물었다. 이들이 모두 문건의 존재를 모른다고 답하자 장관의 정책보좌관을 불러 질의를 이어갔다. 이 장관의 정책보좌관은 "전일 오후 (총리실로부터) 메일을 발송했다는 문자를 받았지만 (휴일이라) 업무망에 접속하지 못해 즉시 열람하지 못했다"며 "해당 문건이 돌고 있다는 말에 뒤늦게 메일 확인을 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이 "지난해에도 주요 쟁점을 정리해 총리실에서 취합하는 형태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통상적인 절차를 갖고 큰 문제가 난 마냥 얘기한다"고 지적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총리실에 쟁점 사항을 보낸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를 다시 부처로 하달한 것이 문제"라고 재차 꼬집었다. 
 
결국 과기정통부가 정리해 총리실로 보낸 문건과 '문제의 문건'의 대조가 진행됐고, 정청래 위원장은 "같은 것도 있고 틀린 것도 있다"며 "과기정통부에서 올린 것을 다듬어서 내려보낸 것은 분명하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종 정부종합청사까지 와서 국정감사를 진행하는 것은 과학기술의 여러 정책에 대해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정책 방향을 듣고자 함"이라며 "국무총리실에서 써준대로만 읽는다면 여기까지 올 필요가 없다"고 일침했다. 
 
과방위는 오는 18일 예정된 과기정통부의 산하기관 국감에 앞서 문건에 대한 이 장관의 입장을 재차 물을 예정이다. 정 위원장은 "정책보좌관과 장관이 (문건에 대해) 말한 내용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위증에 해당한다"며 "18일 출석 때 입장 정리를 해오라"고 주문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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