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기업가정신, 이윤 극대화 아닌 새 가치 제공"
이춘우 기업가정신학회장 "기업·소비자 '주고받기' 봐야…사냥꾼 때부터 인류는 기업가"
입력 : 2022-10-06 06:00:00 수정 : 2022-10-06 06:00: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기업가가 추구하는 게 이윤 극대화'라는 말은 오류는 아니지만, 너무 '마이너'한 요소를 크게 부각시킨 것이고 부정확한 인식이죠. 새롭고, 창조적이며 상호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게 기업가정신입니다."
 
이춘우 서울시립대 경영대학 교수가 기업가정신학회를 세운지 만 3년이 임박했다.
 
이 교수는 1999년 경영학 박사 논문에서 기업가를 다룰 정도로 오랜 세월 기업가정신을 강조해왔다. 사단법인 한국벤처연구소 연구위원, 한국전략경영학회 이사, 한국기업윤리학회 이사, 대통령직속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중소기업정책평가위원 등을 거치다가 2014년 12월 관련 연구회를 만들었다. 이후 2019년 11월11일 기업가정신학회를 공식 설립하고 현재까지 학회장을 맡고 있다.
 
이춘우 기업가정신학회장. (사진=기업가정신학회 사이트)
 
학회는 기업가 및 기업가정신에 대한 오해를 풀려고 노력 중이다. 이 학회장은 "기업가정신이 추구하는 바가 이윤이 아니라고 한 적은 없다"면서도 "이윤이 전부나 우선적이라고 하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윤, 즉 돈만 생각하면 범죄도 할 수 있게 되고 공해를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윤 극대화는 현실적이지 않다"며 "대신에 경영학에서는 '적정 이윤'이라는 표현을 쓴다"고 설명했다.
 
이 학회장은 또 "기업은 제품·서비스를 제공하고 소비자는 대금을 지불하듯이, 기업가정신은 서로 주고 받는 가치"라면서 "이윤은 체크리스트일 뿐이고 관리적 목표일 뿐이지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다"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제품을 쓰다보면 지루해지는 게 소비자의 본성"이라며 "새로운 가치, 더 쓸모있는 것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혁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개념 정의에서는 ESG(환경·사회·지배 구조) 경영이 특별한 활동이 아니라 회사 본연의 사업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 학회장은 "50년 전에도 녹색 경영이라는 말은 있었지만 구호에 지나지 않았다"며 "기업가정신에 포함된 창의적인 문제해결 정신 덕분에 위해하지 않은 화학 제품이 만들어지고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30일 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60년 혁신 성장 스토리’ 심포지엄에서 이춘우 기업가정신학회장이 발제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기업가라는 원단어 자체가 entrepreneur(앙트라프러뉴어)로, 일반적인 비즈니스맨(business man)와 스펠링만 다른 게 아니라 뜻이 다르다는 점도 이 학회장은 내세우고 있다. 이 학회장은 2019년 낸 논문에서 "기업가가 사업가 또는 경영관리자와 구분되는 고유한 점은 ‘혁신업무’가 핵심적인 직무내용이 되는 기업가 직무를 수행한다는 점"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아울러 학회는 모든 국민들이 기업가정신을 발휘하도록 기업가정신을 확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학회장은 "기업가정신이 자본주의 고유의 속성이라는 게 오류"라며 "사냥꾼이었을 시절부터 5000년 역사가 흐르기까지 삶에 필요한 자원을 확보해온 인류는 기업가"라고 역설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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