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양증권도 인력 감축…칼자루 쥔 본부장 성과급 보전 셈법이 변수
한양증권 계약직 비율 55%…이중 절반 인력 감축 불가피 전망
PF딜 매입보장약정 지난해 대비 50% 이상 증가…위험성 높아
입력 : 2022-12-01 06:00:00 수정 : 2022-12-01 06:00:00
[뉴스토마토 최은화 기자] 한양증권도 사실상 인력 감축에 돌입할 예정이다. 영업본부를 중심으로 각 본부 부서장들이 직접 직원들의 재계약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각 부서별 인당 성과급을 최대한 보전 하기 위해 계약직의 절반 정도에 대한 인력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해 한양증권은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금융 부문에서 상당한 실적을 냈는데, 올해 50% 수준으로 실적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또한 PF 유동화 경색으로 인한 위험성 요인으로 꼽히는 매입보장약정 규모가 지난해 보다 50% 이상 늘었다는 점에서도 이 같은 상황에 무게를 싣고 있다. 매입보장약정이란 장기채권을 유동화 해 단기채를 차환 발행하고 매입 보장 기관에서 차환되지 않을 시 발행 대금을 납입하는 약정을 말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양증권은 영업직으로 구성된 계약 직원의 50% 가량에 대해 재계약을 하지 않는 식의 인력 감축을 진행할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부서의 인당 성과급 보전을 위해 부서장이 직접 부서원들의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30일 기준 한양증권 전체 임직원수는 528명이다. 이 가운데 293명이 계약직으로 전체의 55%를 차지한다. 계약직 절반 가량에 대해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전체 회사 전체 기준으로는 30%가량 인력 감축이 이뤄지는 셈이다.
 
계약직원 대부분이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구성된 영업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4년 간 급성장한 기업금융 관련 부서에서 PF 유동성 경색에 따른 관련 부서의 수익성 악화로 긴축이 불가피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에 따른 인력 감축에 대해 "인당 성과급 보전을 위해 부서장이 직접 부서 내 직원들의 재계약 인원을 결정할 것"이라며 "성과급은 부서별로 나눠 갖는 구조여서 인당 성과급을 유지하게 위해 부서장이 알아서 그 부분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양증권이 11월에 제출한 분기보고서를 보면 올해 3분기까지 기업금융으로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37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9% 줄었다. 지난 한해 기업금융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676억원인데, 올해는 4분기 PF딜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기업금융을 통해 한양증권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반토막 수준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게다가 위탁영업과 자기매매 등을 포함한 전체 영업실적을 보면 지난해 3분기까지 968억원이었는데 올해 3분기까지 370억원을 기록해 절반 이상 영업이익 감소가 나타났다.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에서 급속하게 성장시킨 PF부문 인력들에 대한 성과급 보전을 어떤 식으로 할지가 관건인데, 사실상 계약직 직원들의 재계약 연장을 안하는 방식으로 성과급을 보전하는 방식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앞서 2018년 임재택 대표가 수장으로 온 이후 PF부문을 급속하게 늘리면서 한양증권의 2021년 말 기준 영업이익은 1162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초로 1000억원 돌파를 기록했다. 당시 PF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박선영 투자금융본부장과 민은기 S전략투자부문장은 각각 34억원, 27억원 고액 연봉을 수령했다. 
 
하지만 레고랜드발 PF 유동화 경색이 시작되면서 PF 신규 딜이 사실상 전무하게 된 상황에, 부서별 인당 성과급 보전을 위해서는 직원 인력 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무엇보다 한양증권의 경우는 매입보증을 통한 후순위 PF딜이 많다는 점에서 이번 PF발 위험에 취약하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 "한양증권의 경우 다른 증권사들이 피하는 위험한 딜에 적극적으로 뛰어 들어 시장에서 소문이 좋지 않게 났었다"며 "매입보증을 걸고 후순위로 들어간 딜이 많이 있을 경우 이번 PF 유동화 경색에 따른 위험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양증권의 대손충당금 부문에서 매입보장약정은 지난해 대비 크게 늘었다. 지난 한해 매입보장약정은 768억원이었는데 올해는 3분기까지 기준으로만 해도 1257억원에 달한다. 4분기 PF 관련 딜이 추가 진행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 63% 늘어난 셈이다.  
 
매입보장약정이 늘어날수록 현재와 같은 PF 유동성 경색이 일어난 상황에서는 상당히 위험하다. 증권사가 참여한 딜에서 부도가 날 경우에 매입보증을 한 증권사가 직접 자체 돈으로 그 손해를 메꿔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계약직 절반을 줄인다는 부분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정해진 바 없다"며 "PF 위험율 측면에서는 업계 최저로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양증권에 따르면 한양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우발부채 비율은 8.8%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한양증권은 잠재부실 규모가 낮은 우량한 재무구조와 사업 안정성을 갖추고 있다”며 현재 경영 상황이 양호하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8월 유안타증권은 한양증권에 대해 부동산PF 부문의 부진을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1만9000원에서 1만5500원으로 18.42% 하향 조정했다.
사진=한양증권
 
최은화 기자 acacia04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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