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게이션)‘커넥트’, 기대보다 우려의 기시감이 더 크다
국내 동명 웹툰 원작, 스타일·전개 미이케 다카시 감독 연출 ‘적합’
공개된 1화~3화, 주인공 ‘동수’ 서사에만 집중…서사 압축과 생략↑
입력 : 2022-12-06 07:01:00 수정 : 2022-12-06 07:01: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분명 다르다. 영화와 드라마가 서사를 풀어가는 방식의 차이. 2시간 내외 러닝타임 안에서 풀어가야 할 서사 전개 방식은 장르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압축과 생략 그리고 은유의 활용에 있다. 이 같은 방식의 구체성은 대부분 메타포또는 복선그리고 클리셰등이다. 이 방식들은 영화에서 주로 사용된 단 점을 감안하면 이해의 어려움은 없을 듯하다. 반면 드라마는 보다 직설적이다. 장르적 형태의 드라마가 아닌 매체적 형태 드라마로 한정한다면 국내에서 소비되는 드라마는 긴 호흡그리고 그에 따른 서사여기에 회 차를 감안해야 하는 연출의 묘미, 즉 강약의 조절 방식 등. 때문에 영화를 주로 연출한 스크린 감독과 드라마를 연출한 방송 PD의 영역 호환이 사실상 불가능하며 국내에선 성공 케이스가 거의 없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결국 요즘 OTT플랫폼에 연이어 등장하는 오리지널 시리즈 콘텐츠에 대한 여러 문제점이 상당 부분 안고 있는 리스크가 이런 차이의 문제일 수도 있다. 디즈니+가 오는 7일 공개하는 오리지널 시리즈 커넥트가 어느 정도 퀄리티와 호흡으로 후반부를 장식 할지에 대해 분명 기대감보다 우려의 기시감이 더 강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커넥트는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원작이 존재하지만 기본적 설정과 흐름은 일본 출판 만화 속 설정과 상당히 흡사하다. 인물이 한쪽 눈으로만 진실을 보게 되는 호문쿨루수’, 몸에 기생하는 또 다른 생명체를 통해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되는 사람들의 얘기인 기생수’. 여기에 선악 대결을 대입했다. 더욱이 이 시리즈 연출은 하드코어 장르물 연출 대가로 불리던 스크린 최고 스타일리스트 미이케 다카시감독이 맡았다. 상당히 적절하고 꽤 적합한 궁합이다. 하지만 5일 오전 공개된 커넥트’ 1화부터 3화까지의 사전 시사 결과물은 의외로 여러 문제점을 드러낸 듯하다.
 
'커넥트' 스틸. 사진=디즈니+
 
일단 내용은 원작 웹툰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는 모양새다. 동수(정해인)가 장기 밀매 조직에 납치돼 한쪽 눈을 빼앗긴 뒤 자신의 눈이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드는 연쇄 살인마에게 이식 됐단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를 막기 위한 과정을 담아냈다. 동수의 눈을 이식 받은 인물은 사체 예술가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듯한 사이코패스 살인마 오진섭(고경표). 진섭은 자신만의 세계 안에서 자신만의 언어로 타인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인물이다. 쌍방향 소통이 아니라 단방향 불통의 인물처럼 그려졌다. 그래서 극중 표현 방식도 이랬다. 동수가 진섭을 느낄 수 있지만, 동수의 눈을 이식 받은 진섭은 동수를 느낄 수 없도록 설정했다.
 
'커넥트' 스틸. 사진=디즈니+
 
이 지점부터 얘기의 스타트는 꽤 흥미롭게 흘러가는 듯했다. 동수가 당한 신체 강탈 사건, 그리고 동수가 반응되는 진섭의 존재, 여기에 동수가 갖고 있는 커넥트능력. 3가지 요소가 상당히 긴박하게 흘러가는 듯하다. 하지만 중요한 지점은 듯하다란 단어의 미묘함이다.
 
'커넥트' 스틸. 사진=디즈니+
 
커넥트는 시리즈의 한계성이란 분명한 장점이자 단점을 동시에 갖고 있는 오리지널 컨텐츠다. 5일 사전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내용은 전체 서사에서 맥락의 연결성을 모두 끊어 버린 뒤 앞서 언급한 3가지에만 집중한 3화 분량이었다. 때문에 동수의 조력자로 등장하는 이랑(김혜준) 그리고 동수의 반대편에 서 있는 빌런 진섭의 목적성이 전혀 존재하지 않은 결과물이었다. ‘시리즈란 태생적 한계성을 이유로 들어 이날 공개된 3화 이후에서 앞선 지적이 등장할 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화부터 3화까지에서 그려지는 서사의 연결성은 이른바 생략과 압축으로 여긴다고 해도 연결 구조 흐름이 너무 극단적으로 끊어지기 담겼다. 동수에게 이뤄진 사건 흐름만 1화부터 3화까지 나열된다. 그럼에도 동수에게 대입해 볼 수 있는 서사의 육하원칙 자체가 완전 무시돼 있다.
 
'커넥트' 스틸. 사진=디즈니+
 
시리즈를 이유로 해명한다고 해도 분명 무리한 설정이다. 국내 지상파와 케이블 종편 채널 주중 주말 시리즈 드라마를 예로 든다고 해도 커넥트의 서사 연결성은 납득하기 힘들 정도다.
 
이런 경우라면 도출해 낼 수 있는 답은 사실 몇 가지 없다. 비주얼과 스타일 그리고 그 두 가지를 통해 서사를 설명하는 영화적 문법과 달리 보다 직설적 방식의 드라마 연출 문법과의 차이에서 오는 연출자들의 잘못된 선택이 첫 번째다. 최근 디즈니+의 국내 경쟁 플랫폼들이 앞다퉈 선보인 스크린 연출자들의 OTT진출작 성적표와 결과물을 살펴보면 이해가 쉬울 듯하다.
 
'커넥트' 스틸. 사진=디즈니+
 
또 다른 이유는 표현 수위의 한계가 존재하지 않는 OTT플랫폼 자체의 문제점이다. 즉 이런 설명이 가능해 진다. 선택과 집중의 문제일 듯하다. 능수능란한 베테랑 연출자들이라도 호흡과 문법 자체가 전혀 다른 매체를 통한 작업 방식은 분명 난감해질 포인트가 존재할 수 있다. 결국 난감함을 타파하는 가장 빠른 길은 자극으로 귀결된다. 최근 또 다른 OTT플랫폼에서 등장한 바 있는 국내 오리지널 시리즈의 자극적 표현 방식이 소비의 연결성으로만 이어지게 만들어진 듯한 모양새와 완성도가 이번 커넥트의 반면 교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커넥트' 스틸. 사진=디즈니+
 
일본을 넘어서 아시아권은 물론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는 미이케 다카시 감독조차 OTT시리즈 연출에서 낯선 느낌만 전달하는 데 그쳤다. 미이케 다카시란 이름이 어떤 결과물을 내야 하는지는 업계 관계자들이 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최소한 5일 오전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커넥트’ 1화부터 3화까지의 결과물은 기대보단 우려가 더 높아졌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의 근거가 된다. ‘커넥트는 오는 7일 디즈니+를 통해 6부작 전체가 모두 공개된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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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범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