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②'효성 형제의 난' 재점화…조현문이 말하는 조현준 비리
"어머니와 형은 한 몸…나한테 '형 대신 감옥 가라'"
입력 : 2023-06-07 06:00:00 수정 : 2023-06-07 06:00:00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효성그룹 창업주인 조홍제 회장. 조홍제 회장은 1906년생으로 1962년 효성그룹을 세웠다. 효성그룹의 경영권은 조홍제 회장→조석래 회장(장남)→조현준 회장(장남) 순서로 승계됐다. (사진=효성그룹)
 
"조현준, 회삿돈으로 유흥에 흥청망청…법인카드만 수십장"
 
조 사장의 횡령은 어떤 방법으로 이뤄졌습니까?
 
조현문: 조 사장이 회삿돈을 빼돌리는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돈 내놔. 가지고 와". 간단합니다. 그래서 실무진들이 다 아는 겁니다. 구체적 방법은 실무진들이 알아서 하는 겁니다. 예를 들면 조 사장이 무역부문 PG를 하면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해외 유명 보석 수입을 합니다. 영국 가라드 브랜드와 남아프리카의 유명한 드비어스 총판을 했습니다.
 
4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 손실만 안고 접었습니다. 이 얘기는 디비어스 매장의 직원이 직접 찾아와 밝힌 것으로, 하루는 매장에 전화가 왔다고 합니다. "그룹 비서실에서 사장님이 찾으시니 보석 가지고 와라". 그래서 매장에 보석이 있는데, 쿠션으로 된 곳에 10여개 정도를 심어서 가지고 효성 15층 조 사장의 집무실로 금요일에 갔습니다. 참고로 이 보석은 다이아몬드입니다. 하나당 수천만원입니다. 당연히 물건을 팔려고 매장에 전시하는 상품입니다.
 
그런데 조 사장은 그 중에 몇 개를 고르더니 매장 직원에게 "가 봐"라고 한마디를 했다고 합니다. 그 직원은 주말에 잠을 못 자고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고심했다고 합니다. 이미 수억원이 날아갔기 때문입니다. 더 말이 안 되는 건 직원이 어쩔 줄 모르고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매장 문이 열리면서 어떤 여자가 왔다는 겁니다. 한 눈에 봐도 텐프로 마담인데, 화장 진하게 하고 그 보석을 가지고 (되팔러)온 것입니다. 그날 밤에 가서 그걸 뿌린 겁니다. 룸살롱 가서. 그런 수준입니다.
 
유흥비는 본인의 재산으로도 충분한데…도저히 이해가 안 됩니다.
 
조현문: 또 하나의 이유는 위장취업이 있어요. 아. 그전에 법인카드는 알려진 건 일부에 불과합니다. 법인카드 76개가 96억원, 국세청은 126억원을 썼다고 합니다. 검찰은 96억 중 16억원을 횡령 혐의로 기소해서 재판 중이고, 제 판단에는 96억원 모두 업무 관련성이 전혀 없습니다. 동물병원, 필라테스, 피부과, 백화점, 하이마트 이런 데서 씁니다.
 
(이미지=뉴스토마토)
 
효성 홍보도 고생이 많습니다.
 
조현문: 법무, 감사, 총무, 홍보는 회사를 위한 곳이 아니고, 조 사장의 불법을 은폐하기 위해 오늘도 머리를 쓰고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조 사장이 그렇게 하는 다른 이유는 회장님에 대한 반감 때문입니다. 이 모든 문제의 본질은 제가 아닙니다. 회장님과의 관계에서 거역하고 원수지간에 있는 사람은 제가 아닙니다. 조 사장은 회장님을 미워하고 원망합니다. 회장님 때문에 그룹이 이 정도밖에 성장하지 못 했다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니, 30년 전부터 그래왔습니다.
 
효성이 80년대 할아버지 때는 재계 4위까지 올랐지만, 회장님 때부터 29위까지 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은 섬유, 화학, 스판덱스 모두 싫다고 했습니다. 조 사장은 회장님이 세상이 흘러가는 것도 모른다, 공무원들 뇌물 먹여 민영화하는 것도 못 낚고, 그래서 그룹이 29위까지 쇠락했다고 말합니다. 그게 회장님 책임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조 사장은 결혼 직후 LA에 2년 가까이 가서, 회장님 안 보겠다고 집을 나갔습니다. 그때 LA 부동산 사고를 친 겁니다. 그러고서는 회장님께 와서 다른 살림 차리겠다고 하니 회장님이 갤럭시아라는 회사를 차려준 겁니다. 조 사장은 2003년에 효성이 망한다며, 갤럭시아그룹을 차려 나가겠다고 했지만, 전 믿지 않았습니다. 분명 분리해서 나간다고 했습니다.
 
조 사장은 84년 외국에 가는데, 세인트폴 고교를 나와 미국 예일대학교 졸업하고, 일본 게이오대학교에서 석사를 합니다. 조 사장은 1984년 16살에 유학을 갔습니다. 조 사장이 나간 이유는 회장님을 보기 싫어서입니다. 아버지와 같이 살고 싶지 않고, 얼굴 보기도 싫다고 했습니다. 회장님이 왕 노릇 하는 동안에는 본인은 회사에 출근하기 싫다고 했습니다. 그것 때문에 저와도 많이 부딪혔습니다.
 
"이사회 직인도 가짜…아버지, 형 제어 못해"
 
그때 조 사장에게 뭐라고 했습니까?
 
조현문: "인간이냐? 인간으로 어떻게 이리 살 수 있냐"고 했습니다. 회장님 담낭암 걸린 틈을 타서 회삿돈을 빼돌리는데, 더 이상 말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효성의 가장 큰 의사결정 기구는 이사회이고, 경영회의라는 게 매주 화요일 오전 8시30분에 열립니다. 지금도 열리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있을 땐 그랬습니다. 회장님이 참석하는 회의로 이상운 부회장, 각 PG장, 본부장 등을 포함해 형과 동생 모두 참석해야 합니다. 하지만, 조 사장은 그 자리에 없습니다. 그래도 회장님이 아무 말도 못 합니다.
 
더 재미있는 건 주식회사 효성은 상장사입니다. 매 분기에 이사회를 열고, 사외이사는 각계 명망가들이 영입됩니다. 알 만한 분들이 많은데, 김상희 전 법무부 차관, 통상교섭본부장 역임한 박태호 서울대 교수 그리고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은 제가 쫓겨난 뒤 참석하셔서 일면식은 없습니다. 이분들은 효성 이사회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모두 알고 계십니다. 이 분들에게 반드시 물어보십시오. 효성 이사회는 아침 10시 플라자호텔 4층 컨퍼런스룸에서 열립니다. 사내이사는 9시30분 전까지 도착합니다. 자리에 대기하고 있으면 사외이사가 옵니다. 인사하고, 아침 10시에 회장님이 오면 착석한 뒤 이상운 부회장이 이사회를 진행합니다. 조 사장 자리는 대부분 비어 있습니다. 있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 없습니다.
 
이상운 부회장이 발표하면, 회장님이 (저를)불러서 귓속말로 "가서 네 형 찾아와". 그러면 저는 밖에 나가서 30분 동안 들어오면 안 됩니다. 일찍 들어가면 "형 안 찾아오냐"라고 하고. 회장님은 조 사장한테 상처를 받으면 저한테 구박합니다. 조 사장에게는 대놓고 뭐라고도 못합니다. 대적을 못합니다. 피합니다. 쌓인 스트레스를 나한테 풉니다. 어쨌든 운 좋게 전화가 되면 "아버지 화났어 빨리 와" 1시간쯤 있으면 문을 열고 들어와요. 술 냄새가 나고, 옆에 앉아 있으면 회장님이 아무 말도 못합니다. 이게 효성그룹 이사회의 실체입니다.
 
그래서 이사회에서 찍힌 조 사장의 직인은 모두 가짜입니다. 이사회에 간 적이 없는데. 수시로 막도장을 찍어댑니다. 도덕적 관념이 없습니다. 조 사장의 법인카드가 206개라는 건 언론사에도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언론이 모르는 게 있습니다. 컨트롤 하고 있는 핸드폰이 43개고, 비서가 6명입니다. 어떤 핸드폰을 어떤 시간에 어디에서 가지고 있는지 파악할 수가 없습니다. 본인 밖에 모릅니다. 회장님과 연결되기 싫어서입니다.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 효성그룹 전경. (사진=뉴시스)
 
회장님과 조 사장과의 관계가 왜 그렇게 됐나요? 회장님이 장남을 컨트롤하지 못합니까?
 
조현문: 그 중심에는 우리 어머니가 계십니다. 어머니가 회장님을 꼼짝 못 하게 합니다. 참고로 패륜아 프레임은 우리 어머니에게 나왔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굿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회장님은 조 사장을 제어할 수 없습니다. 어머니 때문에. 그래서 일방적으로 얻어맞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소원이 하나 있습니다. 조 사장이 회장이 되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걸림돌이 있다면 모두 치워버릴 수 있고, 나 또한 같은 맥락입니다.
 
세 아들을 경영에 참여시킨 건 공평하게 능력에 따라 평가하시겠다는 것 아니었나요?
 
조현문: 저희 집안의 분위기로 봤을 땐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제가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승계는 이미 (조 사장으로)결정이 났습니다. 제가 유치원에 다닐 적에 부모님은 저한테 교육을 시켰습니다. "너는 둘째다. 둘째는 첫째를 뛰어넘을 수 없다. 혼자 똑똑한 척하지만, 형은 네가 보지 못하는 큰 그림을 볼 줄 알고, 집안을 생각하는 건 형뿐이다."
 
두 번째가 중요한 얘긴데, 태어난 목적은, 존재하는 목적은 "넌 형을 보필하는 게 목적이다. 회장이 되면 네가 옆에서 보필하고, 성공해서 이건희 회장보다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보좌해야 한다"고 어릴 적부터 교육을 받아왔습니다.
 
한 살 터울인데, 난 조현준 사장이 회장님보다 더 무서웠고, 학교 다닐 때는 형 때문에 회장님께 거짓말도 많이 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어머니께 형에 대해 '형님'이라고 호칭할 것을 교육받았습니다. 조 사장이 회장보다 더 무서웠고, 절대충성을 했습니다. 2001년까지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도를 넘었습니다. 결국은 어머니에게 얘기했습니다.
 
<편집자> "중재자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효성의 한 고위 관계자는 세간을 뒤흔든 효성가 형제의 난을 지켜보며 혀를 찼습니다. 중재자로 나서야 할 부모가 갈등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고위 관계자는 "삼촌들이라도 나서야 하는데 방치하고 있다"며 "송인상 고문이 없다는 점이 두고두고 아쉬움이 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삼촌'이란 조석래 회장의 두 동생인 조양래 한국타이어(현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과 조욱래 DSDL 회장을 가리킵니다. 2015년 고인이 된 송인상 고문은 효성의 안방주인인 송광자씨 부친입니다. 조현준 회장의 사촌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조 변호사에 따르면, 그가 부친과 갈등을 겪은 가장 큰 원인은 조석래 회장이 조현준 사장의 비리를 알고도 묵인했다는 데 있습니다. 조 변호사는 앞서 2010년 부친이 암으로 고생할 때도 조 사장이 부친을 간호하기는커녕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했습니다. 조 변호사가 형에게 씻을 수 없는 반감을 가지는 근본적 이유입니다.
 
2015년 8월25일 서울시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창립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조현준 효성그룹 사장(사진 오른쪽)과 조현상 부사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동생인 조현상 부사장은 어떻습니까?
 
조현문: 현상이도 '오십보백보'입니다. 현상이는 처음에 "형(조현문)의 말이 전적으로 맞고, 한 배를 탔다"라고 얘기했고, 저를 서포터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쫓겨나기 전까지는…
 
조현상 부사장의 범죄는 제가 쫓겨나고서야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나를 속인 것이라는 걸 그때 알았습니다. 사내에 젊은 직원들은 모두 다 알고 있었습니다. 조현상 부사장의 범죄 특징은 본인이 한 게 없고, 남을 시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료가 다 밑에 있고, 자료 얻기도 쉽습니다. 자료는 이미 내 손에 다 있습니다. 제가 제일 늦게 알았습니다. 지금은 동생과 교류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본인도 내가 자신의 범죄를 알고 있기 때문에 (만나길 꺼려할 겁니다).
 
현상이는 내가 조현준 사장을 보내 버리길 내심 바라고 있을 겁니다. 그래야 본인이 조 사장의 자리에 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상이는 사석에서 "효성의 이건희가 되겠다. 셋째니깐"이라고 했습니다. 조현준 사장은 사고를 너무 많이 쳤기 때문에 가만 있어도 본인이 (회장이)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분 경쟁을 할 때 기관 투자자들을 많이 찾아다녔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승계는 불가능합니다. 저희 어머니가 다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효성에서 (내 주장이)사실이 아니라면 '아니다'라는 팩트를 가지고 와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고 있습니다. 패륜아, 불효자, 앙심을 품은 내부고발자 등 인신공격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회장님이 본인의 범죄를 나에게 뒤집어씌운 적은 있지만(홍콩계좌 건), 저는 회장님을 공격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나중에 보니 제가 회장님을 공격하는 프레임이 짜졌고, 중간에 형은 쏙 빠져 있는 겁니다. 모두가 어머니 머리에서 나온 겁니다. 이걸 정확하게 캐치한 게 박수환 대표입니다.
 
2001년부터 도가 지나쳐 선을 그었고, 어머니는 대단히 불만이 많았고, 허구한 날 형에게 발목 잡혔는데, 조현준 사장이 사고 친 LA 부동산, 보석업도 그렇고, 회삿돈도 사유화하고, 그때마다 어머니는 조 사장 편을 들었습니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아버지랑 싸우고 그때 LA 부동산 사고를 쳤는데, 내역도 살펴보면 뉴욕에 효성아메리카법인의 ○○○ 상무가 있는데, 그 양반을 불러서 딱 한마디 합니다. "돈 가져와". 그리고 55억원을 빼와서 자기 명의로 집(부동산)을 샀습니다.
 
그런데 저희 어머니가 가족 모임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현준이가 효자다. 너희 아버지 노후를 위해 아주 좋은 집을 사놨다. 태평양이 내려다보이는 양지 바른 티박스 있는 곳에 집을 샀다. 누굴 위해 샀겠냐. 현준이가 배려가 깊다. 너희 형 만한 사람이 없다". 그래서 제가 어머니께 말했어요. "어머니. 그거 회삿돈입니다". 그러자 어머니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너 또 변호사 짓 하냐? 야 삼성도 해! 현대도 해! 용진이(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의선이(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다해. 왜 너만 안 되냐?"라고 했습니다.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어머니와 형은 한 몸…나한테 '형 대신 감옥 가라'"
 
어머니와 형은 어떤 관계인가요?
 
조현문: 어머니와 형은 '한 몸'입니다. 조 사장이 LA 부동산 걸렸을 때 가족회의에서 어머니께서 "우리 현준이는 전혀 잘못이 없다고 믿는다. 그러니깐 어떤 일이 있어도 다치지 않게 해라. 만약에 현준이가 단 하루라도 감옥에 갈 경우 전부 효성 책임이다. 효성이 실력이 없어서 막지 못한 것이다. 그러니 현준이가 감옥에 가면 당신(회장님)이 책임져라". 당연히 회장님은 한 말씀도 대꾸를 못하셨습니다. 대신 "나(조석래 회장)는 늙어서 (감옥)못 가니까 저보고 가라"고 하셨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모든 쓰레기를 내가 치워야 하는구나.
 
그래서 그때 공작을 해서 김앤장에 증거인멸 서류 위조로, 사실은 55억원 전액이 계약서를 가짜로 만들어 45억원을 배임으로 빠져 나갑니다. (변호인이었던)제 잘못입니다. 그래서 사건을 막고, 그때 전체 범죄가 100이면 30 정도 걸린 겁니다.
 
2011년 6월에 직언하고 쫓겨났을 때 한 달 동안 산속을 헤매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대로 가면 그룹이 망할 것 같아서 다시 왔습니다. 1차로 2011년 7월에 부모님께 10여통의 편지를 썼고, 두 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조 사장의 범죄 사실을 하나하나 다 열거했습니다. 부모님이 모르시는 줄 알고, '이런 이런 건 안 된다'라고 썼습니다. 두 번째로 말씀드린 건 "저도 아들입니다"였습니다. 왜 조현준이 싼 똥을 저한테 치우라고 하세요? 저는 그 역할 못하겠습니다. 사람 차별 그만하세요. 그 얘기를 했을 때는 죽을 각오로 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 있다가 2011년 7월28일 돌아와서 다음날 효성중공업 직원들 불러서 '지금부터 범죄와의 전쟁을 하겠다'라고 선포하고, 조현준 사장 범죄 하수인들 불러 징계하고, 범죄를 못하도록 했습니다. 2011년 8월11일 성북동 회장님 집에서 어머니께서 "다른 건 필요 없고, 너만 없어져 주면 돼. 우리 넷이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지금 당장 나가라"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두 번째 포인트가 중요한데, "너 현준이 한 번만 더 건드리면 죽는다. 까불지 마, 네가 뭔데 집안의 질서를 만들고, 네 멋대로 해". 4년 전과 똑같은 얘기를 했습니다. "다치기 싫으면 입 다물고 가만있어". 그리고 두 번째 약속을 실제로 실행했습니다. 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라클 사건을 실제로 감사하고 막으니깐. 어머니가 회장님에게 말한 겁니다. 어머니께는 원하는 대로 안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발장에도 나왔지만, 5월에 오라클 관련 크게 감사를 진행하니깐, 범죄를 진행했던 효성노틸러스의 ○○○ 사장이 "둘째가 첫째 몰아내고 회장이 되려 한다"고 음해를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 다음주 회장님이 9월5일 하와이에서 요양을 하고 돌아오셨는데, 다음날인 6일 화요일 아침 8시30분 경영회의가 끝난 뒤 11시쯤 저한테 집무실로 오라고 했습니다. 그때 중공업PG 보고를 하기 위해서 자료를 챙겨 올라갔는데, 회장님께서 "앉지 말고 서 있어"라고 하신 뒤 4가지를 말씀했습니다. "첫째, 너는 더 이상 내 아들이 아니다. 둘째, 꼴도 보기 싫으니깐 당장 꺼져라. 셋째, 이 집안을 나가라. 넷째, 네가 나가지 않으면 내가 쫓아내겠다". 그날이 제가 효성을 출근한 마지막 날이 됐습니다.
 
제가 최근에 회장님을 만났을 때 "왜 4가지 이유로 절 내 쫓아내셨냐"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쨌든 저는 회사를 나왔고, 그 다음부터 효성 홍보팀이 조현준 사장의 지시를 받고는 "조현문이 중공업 계열분리를 하지 못하자 회장님께 거역하고 회사를 나가버렸다"라고 떠들고 다닌 겁니다.
 
2020년 6월22일 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안내로 전북 전주 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효성그룹)
 
중공업 실적이 좋지 않았나요?
 
조현문: 당시 효성중공업이 성장통을 겪으면서 실적이 하락하고 있긴 했습니다. 문제의 본질은 그게 아니고, 제가 계속 굴하지 않고 회사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하게 밀어붙였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2011년 9월7일부터 회사를 나왔죠. 아침에 집을 나서는데, 기사분이 "어디로 가시죠? 공덕동(효성 본사) 가시죠?"라고 묻는데, 제가 할 말이 없는 겁니다. 그때 제가 실감이 오더라고요. 다시 효성 들어가긴 힘들겠구나, 그래서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 헬스장이 있는데, 그 다음부터 거기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계속 버티니깐. 어머니께서 애를 어떻게 망신을 줘서 마무리 지어야 할지 판단을 지으셨던 거 같아요. 그래서 2013년 1월8일. 아시겠지만, 오후 4시에 카카오톡을 통해 모든 언론사에 저의 집사람이 김앤장 변호사와 바람이 나서 저한테 이혼을 요구했고, 중공업 실적도 망치고, 경영의 신임도 잃어서 낙동강 오리알이 됐다는 지라시가 뿌려지게 됩니다.
 
효성 내부 정보를 통해서 큰 사모님(송광자씨)이 정식 홍보라인이 아닌 별도 라인을 통해서 지시하셨다고 제가 보고를 받았습니다. 증거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회장님께 "왜 우리 가족을 지라시에 지목되게 했냐"고 물으니, "우리는 전혀 그런 적이 없다"고 다시 거짓말을 하셨습니다. 저희 어머니와 회장님 판단은 제가 하도 고집을 피우니깐 꺾어서 그룹으로 데리고 와야 하는데, 그러려면 일단은 가족, 저희 집사람을 공격해야 한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아마도 본인의 경험을 비춰봤을 때 이리 판단하신 거 같습니다. 본인이 그렇게 하시니깐요.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은 조 사장의 범죄인데, 아무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제가 회장님께 다시 여쭤봤던 겁니다. "진실부터 얘기합시다. 조 사장이 회삿돈 훔쳤습니까? 안 훔쳤습니까?" 그런데 아직도 모르신다고 자기부정을 하세요. 그리고 다른 사람이 다 모르겠거니 하세요. 그래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코미디가 된 겁니다.(계속)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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