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IFRS17 도입하자 저축성보험 판매 급감
저축성보험 판매량 4월 감소 전환
새 회계기준서 보장성 늘려야 유리
입력 : 2023-06-08 06:00:00 수정 : 2023-06-08 06:00:00
 
[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생명보험사의 저축성보험 판매량이 4월부터 급감하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새 올해부터 도입된 새 회계기준인 IFRS17에서는 보장성 보험이 수익성 개선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초까지 상승세였던 저축성보험 판매량이 지난 4월 감소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생명보험협회 4월 공시를 보면 한달간 저축성상품의 판매 건수는 2만7143건, 보험료 수입은 126억1500만원이었습니다. 3월 판매량이 5만4067건, 415억1100만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절반 넘게 줄어든 것입니다.
 
반면 1월부터 3월까지 생보업계의 저축성 상품 판매는 증가 추세였는데요. 1월 저축성 상품의 판매 건수는 3만8614건, 보험료 수입은 133억4800만원이었다가 3월 들어 각각 40%, 68% 가량 늘어났습니다.
 
저축성보험이 주로 판매되는 방카슈랑스 채널 기준 판매량도 동일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4월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판매된 보험은 2만309건(101억3800만원)이었는데요. 전달 판매량이 3만4374건(345억91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크게 감소한 수치입니다. 
 
새 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된 영향이 4월부터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IFRS17에서는 저축성보험보다는 보장성보험이 수익성에 유리한데요. 저축성보험의 경우 보험회사의 부채로 편입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월까지 생보사들은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지 않았습니다. 10년 전 대거 판매한 저축성 보험의 만기 도래 시기가 올 초까지 집중돼 있었기 때문에 일시납 저축성 보험을 판매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도 퇴직연금 만기 이슈가 있었기 때문에 대형 생보사부터 시작해 생보사들이 일시납 저축성 보험을 출시하며 판매를 늘렸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교보생명은 올 1월 일시납 연금보험을 출시한 이후 하나생명도 지난 3월 일시납 연금보험인 '원큐 하이브리드 연금보험'을 출시했습니다. 삼성생명도 '삼성 인터넷 뉴 연금보험'을, 푸본현대생명은 일시납 연금보험인 'MAX 연금보험 하이브리드'를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4월 이후부터는 생보사들도 IFRS17 대비를 위해 보장성 보험에 집중한 판매 전략을 전개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일반적으로 4월은 보험사들이 상품을 개정하거나 신규 출시하는 시점입니다. 한 해 최근 들어 보험사들이 보장성 보험을 줄줄이 내놓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한화생명(088350)은 지난 4월 보장을 강화한 암보험을 출시했습니다. 같은 달 KB라이프도 온라인 전용 암보험을 선보였습니다. ABL생명, 교보생명, 흥국생명 등도 4월 이후 암보험이나 건강보험 등을 내세워 보장성 보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2분기 들어 방카슈랑스를 통한 저축성 보험 판매가 줄어들고 있고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는 늘어나고 있다"며 "4월부터 신상품을 출시하며 생보사들이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5월부터 특히 종신보험 판매를 집중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며 "IFRS17 적용과 관련해 장기 보장성 보험 판매 전략이 각광을 받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4월 들어 생명보험사의 저축성보험 판매가 하락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저축성보험이 주로 판매되는 방카슈랑스 판매 실적도 4월 들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진은 시중은행 방카슈랑스 관련 모습으로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 = 연합뉴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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