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코리아써키트, 5년간 배당 전무…고려아연 지분 매입만 '올인'
임의적립금 포함 이익잉여금 3000억원 상회…주요 시설 투자 계획 없어
5년간 배당 미실시…2022년부터 고려아연 지분 대거 매입
영풍-고려아연 지분 경쟁에 향후 고려아연 지분 지속 매입 전망
입력 : 2024-05-29 06:00:00 수정 : 2024-05-29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7일 17:2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영풍(000670)의 계열사인 코리아써키트(007810)가 지난 5년간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 가운데 주주들로부터 고려아연(010130) 지분 매입에만 자금을 쏟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코리아써키트의 이익잉여금은 3300억원 수준으로 대규모 투자도 예정에 없어 이익잉여금을 쌓아만 두고 있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영풍과 고려아연 사이의 지분 매입 경쟁에서 코리아써키트가 영풍을 지원하기 위해 이익잉여금을 비축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풍과 고려아연 사이의 지분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코리아써키트의 주주환원책도 확대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코리아써키트의 모회사 영풍그룹(사진=영풍)
 
이익잉여금 3000억원…5년간 무배당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리아써키트는 지난 5년간 주주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코리아써키트가 역대 최대 영업이익(992억원)을 기록했을 당시에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지난 5년간 배당이 없었던 까닭에 지난해 말 기준 44.49%에 달하는 코리아써키트의 소액주주들은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을 통해서만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코리아써키트의 주가는 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 3월 주당 3만5450원까지 올랐던 코리아써키트 주가는 지난 27일 종가 기준으로 1만5200원으로 57% 하락했다. 배당이 없는데다 주가까지 내린 탓에 주주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주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지만 코리아써키트는 배당재원을 풀지 않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리아써키트의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말 기준 3307억원을 기록했다. 적립이 의무사항인 법정적립금 35억원을 제외하고 향후 배당이 가능한 임의적립금(3071억원)과 미처분이익잉여금(201억원)이 있다. 2022년과 비교했을 때 임의적립금 규모는 동일하고 미처분이익잉여금은 577억원에서 65.2% 감소했다.
 
임의적립금은 정관이나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사용을 유보해 둔 이익금으로 사용 방법이 자유롭기 때문에 결손금을 전입하거나 이익배당의 재원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코리아써키트의 정관에 따르면 임의적립금의 사용처를 특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자유로운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규모 투자 등 미래를 대비해 임의적립금 축적이 가능하지만 코리아써키트는 올해 1분기 기준 향후 중요한 투자 계획이 없다고 밝힌 상태다.
 
주주총회를 통해 소액주주들이 배당을 요구할 수 있지만 관철되기는 어려운 구조다. 지난해 말 기준 코리아써키트의 지분 구조는 최대주주 영풍(보통주 지분율 39.75%) 및 특수관계인의 보통주 지분율이 51.5%에 달한다. 따라서 영풍의 의사대로 주주총회 의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코리아써키트가 배당을 실시할 경우 가장 많은 배당금을 수령하는 곳이 영풍이다. 배당수익을 얻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풍이 주주총회에서 배당을 안건으로 올리지 않는 이유로는 고려아연과의 지분 경쟁에 코리아써키트가 참전하고 있기 때문에 자금 유출을 막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분평가 손실 커져도…지분 지속 매입 전망
 
대규모 시설 투자도 없고 배당도 없는 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코리아써키트는 꾸준히 고려아연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 2021년 말 코리아써키트가 취득한 고려아연 지분의 취득원가는 91억원(2만1231주, 지분율 0.11%)을 기록했지만,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고려아연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2022년 말 기준 코리아써키트가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의 취득원가는 968억원으로 1년 사이 10배 이상 증가했다. 2022년 당기순이익 7983억원을 기록하면서 여유 자금을 고려아연 지분 취득에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써키트는 꾸준히 고려아연 지분을 매입해 지난 5월8일 기준 고려아연 지분율을 기존 0.5%에서 0.52%로 높였다. 고려아연이 여러 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한 까닭에 지분율이 낮아졌지만 지분 추가 매입을 통해 지분율을 높이고 있는 모양새다. 코리아써키트가 보유하고 있는 고려아연 주식수는 지난 5월8일 기준 총 10만9373주다. 지난해 말 기준 코리아써키트가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의 취득원가는 1109억원으로 올해 들어 취득원가는 더 높아지 있다.
 
고려아연 지분을 대거 매입했지만 평가 가치는 낮아졌다. 고려아연 주가가 지난해 하락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2021년 말 17억원이었던 코리아써키트의 고려아연 지분 미실현 이익은 지난 1분기 -21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코리아써키트가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의 공정가치는 994억원으로 취득원가(1210억원)의 82%에 불과하다. 투자 성적표가 좋지 않음에도 코리아써키트는 고려아연 지분 매입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 코리아써키트가 애플의 아이패드 신제품에 HDI(전력 소모가 적은 고급 인쇄 회로 기판)을 공급하는 등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올해 코리아써키트의 세전순이익을 570억원, 내년에는 910억원에 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이에 이익잉여금 규모가 다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IB토마토>는 향후 이익잉여금 사용 방안에 대해 코리아써키트에 문의를 시도했지만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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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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