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부터 '군불'…공공요금 줄인상 예고
한전 부채 202조원…힘 실린 '연내 인상론'
요금인상 명분 있지만…물가자극 우려도
입력 : 2024-09-20 16:59:30 수정 : 2024-09-20 16:59:30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한전 협력업체에서 관계자가 8월분 전기요금 고지서 발송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까지 내려오면서 안정세를 유지하자 그동안 동결했던 공공요금을 점진적으로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특히 올해 상반기 한국전력공사 부채가 202조원까지 치솟으면서 4분기 전기요금 인상론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서울교통공사 등의 부채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 재무 개선 요구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 밖에도 서울버스와 경기버스 등에서도 요금 인상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다만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역행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빨라지는 '4분기 전기요금' 인상논의 
 
20일 통계청의 '8월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0.6% 포인트 하락해 전년동월비 2.0%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2021년 3월(1.9%)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물가가 안정되자 전기요금을 비롯한 공공요금 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대체로 공공요금 부분에서 적자가 지속된 점을 들어 이르면 올해 4분기나 내년에 공공요금 인상이 대대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입니다. 
 
전력산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가 지난 1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당 +5원'으로 유지해 달라는 내용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력 당국인 산업부와 물가 당국인 기획재정부는 한전 자료를 토대로 합의를 거쳐 최종 인상분을 통보하고 23일 이를 고시할 예정입니다.
 
매 분기 발표되는 연료비 조정단가는 직전 3개월간 유연탄, LNG 등 연료비 변동 상황을 반영해 결정됩니다. 3분기까지 변동 범위인 kWh당 ±5원에서 +5원이 적용되고 있는데요. 산정 결과 4분기에는 최근 안정적인 에너지 가격에 따라 가격 인하를 할 수 있으나, 한전의 누적 적자를 고려해 상한선을 유지해 달라고 요청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전기요금 인상에 힘이 실리는데요. 주택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2분기부터 동결을 유지하고 있고, 산업용은 지난해 4분기 한 차례 인상을 했습니다. 그러나 한전의 적자는 누적 40조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돼 산업부도 요금 인상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기재부는 물가 자극을 우려해 신중한 모습입니다.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개찰구를 오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하철·버스 등 '공공요금'도 들썩
 
관계 부처에 따르면 서울시는 경기도와 인천시, 국토교통부와 지하철 요금 인상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초 서울시는 지하철 요금 300원을 인상하기로 결정하고, 지난해 10월과 올해 하반기에 두 차례 나눠서 반영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물가 자극을 고려해 인상 시기를 늦추라는 시그널을 주고 있으나, 계속 미룰 수 없다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지난해 기준 서울 지하철 누적 적자 규모는 17조6800억원으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기도 버스요금도 내년부터 인상이 예상됩니다. 이달 초 버스 노사가 준공영제·민영제 노선 모두 임금 7% 인상을 합의하면서 임금 인상에 따른 버스 업체 부담 해소를 위해 요금 인상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입니다. 
 
경기도 버스요금은 2019년 9월 마지막 인상을 단행했는데요. 그동안 4~5년 주기로 인상된 점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쯤 요금 인상 여부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코레일 적자도 심각합니다. 올해 부채를 당초 예상한 것보다 6조5000억원 가량 늘려 잡은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코레일은 지난해까지 20조4654억원의 부채를 기록했고, 영업손실은 4415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결국 13년 동안 동결된 철도 운임 등으로 재무 개선에 발목이 잡힌 실정이라 요금 인상의 명분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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