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엔 신용대출 잡으라더니…인터넷은행은 예외?
금융당국, 가계부채 대책 앞두고 신용대출 단속
365일 24시간 영업 인터넷은행 수수방관…"성격 다른 대출"
입력 : 2017-09-26 06:00:00 수정 : 2017-09-26 08:40:03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오는 30일부터 최장 열흘의 긴 추석 명절 연휴가 시작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신용대출 단속에 나섰다. 연휴 직후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하는 만큼 시장 변동성을 최소화 하기 위한 이유다. 하지만 정작 신용대출 급증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인터넷은행은 예외로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은행연합회 이사회가 끝난 이후 주요 시중은행장들과 자리를 갖고 오는 10월 발표하는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최 원장은 이 자리에서 부동산 대책의 풍선효과로 편법대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우려를 전달하면서 신용 등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할 수 있으니 은행권을 중심으로 집중 중검해달라고 강조했다.
 
8·2부동산 대책 시행 이후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사상 최대로 폭증한 바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8월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규모(6조5000억원) 중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자치하는 비중은 52%(3조4000억원)를 넘어섰다. 전월 보다 1조5000억원 급증해 2011년 5월 이후 처음으로 주택담보대출(3조1000억원)를 앞질렀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신용대출 폭증의 원인으로 인터넷은행이 저금리에 손쉽게 개인들을 상대로 대출 장사를 한 점을 꼽고 있다. 지난 7월말 영업을 시작한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는 개인 신용대출 잔액이 영업 개시 한 달 만에 1조4000억원을 넘어섰다.
 
게다가 오프라인 점포 없이 비대면으로만 운영하는 인터넷은행은 365일 24시간 대출 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추석 연휴로 인해 점포를 닫는 기존 은행들과 달리 대출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 은행들에 대해서는 가계부채 급증의 '주동자'라느니, 대출 규제 편법으로 신용대출 늘리고 있다고 엄포를 놓더니 인터넷은행 신용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에는 별다른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설립된 인터넷은행에 대해서는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신용대출 증가의 원인이 인터넷은행의 출현에도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부동산 대책의 풍선효과가 인터넷은행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하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반은행 신용대출은 8·2대책의 풍선효과일 수 있지만, 인터넷은행 신용대출은 성격이 다르다"며 "주거래 고객을 위주로 대출을 받는 일반은행과 달리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들도 대상으로 하며, 주택 자금보다는 생활자금 활용의 목적이 크다"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이종용

금융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