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홍보비 예산 429억 증액
신규 편성만 251억…예산안조정소위, 삭감 예고
입력 : 2017-11-20 15:55:20 수정 : 2017-11-20 15:55:20
[뉴스토마토 김의중 기자] 정부가 내년도 홍보비 예산을 올해보다 429억원이나 증액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대폭 삭감해놓고 정권홍보에는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예산안등조정소위에서 이런 지적을 받고 조만간 상세한 자료를 국회에 다시 제출해 심사를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예산소위 위원인 자유한국당 김성원 의원은 지난 16일 소위 전체회의에서 “2017년 대비 내년도 예산안 중 총 50개 사업에서 홍보예산 증액분만 최소한 429억에 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가 증액한 429억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251억원이 신규 편성된 내역이다. 홍보비 전체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 의원은 “지금 민생 예산이나 아니면 SOC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상황에서 이렇게 정권의 홍보예산만 20~30% 증액시킨 행태는 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각종 사업에 붙은 홍보예산은 별도로 통계하지 않는다. 예산 분류상 ‘홍보’ 분야가 없다는 게 이유지만, 국회의 감시를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문제제기가 적지 않다.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매년 많은 금액의 홍보예산을 끼워 넣기 식으로 편성해왔다.
 
이날 공개된 홍보비 증액 규모도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가 아닌, 김 의원이 다른 경로를 통해 분석한 자료로 추정된다.
 
한국당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증액분 전액에 대해 삭감을 추진하고 삭감분을 SOC 예산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당은 예산안 ‘6대 감액 원칙’ 중 하나로 ‘불요불급한 정권 홍보예산 감액 후 민생예산으로 전환’을 제시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게(사업 홍보비 증액) 항상 우리가 예결소위 할 때 매년 지적이 돼 왔었던 것”이라며 “‘정권 홍보용 예산’이라고 해 가지고 과거 증액분에 대해서는 계속 삭감을 해 온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관련 세부내역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하지만 김용진 기획재정부 2차관은 “저희가 이것을 ‘홍보예산’이라고 해서 따로 편성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그동안 상임위나 혹은 예결위에서 제기된 홍보 관련 예산을 한번 분류를 해 가지고 위원님들께서 심의하시기 용이하도록 그렇게 정리를 해드리겠다”고 말했다.
 
1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예산안조정소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백재현(왼쪽) 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위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의중 기자 zer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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