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최종경 스몰캡팀장 "시장 주도하는 이슈 선도적 제시"
"개설 당시부터 지켜본 코넥스…투자 매력 높아"
"IPO시장, 스팩 합병 상승세 이어질 것"
입력 : 2019-01-22 00:00:00 수정 : 2019-01-22 00: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최종경 BNK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올해로 여의도 증권가에 온 지 14년차인 연구원이다. 화학, 정유, 제약·바이오 등에 속한 기업을 분석하는 연구원으로 시작해 8년 전부터 중소형 기업을 분석하는 '스몰캡'을 담당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기업을 분석하면 한 업종에 대해 깊이 들어가 볼 수 있지만 스몰캡은 넓게 다방면으로 들여다봐야 한다" "그런 점이 스몰캡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스닥은 물론 코스닥 이전 단계 시장인 코넥스도 함께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거래소가 개최한 코넥스 신성장산업 기업설명회(IR) 컨퍼런스에서 '코넥스 증시 분석 및 전망' 세미나도 진행했다. 증권사마다 지정자문인 자격으로 발간하는 기업 분석 리포트를 제외하면 코넥스에 주목하는 연구원은 드물다. 가뜩이나 리서치센터 스몰캡 인력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바쁜 시간을 쪼개 코넥스 시장까지 분석한 것이다. 지난 15일 여의도 BNK투자증권 본사에서 최 팀장을 만나 올해 코넥스 시장 전망과 기업공개(IPO) 시장에 대해 들어봤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스몰캡팀장. 사진/심수진기자
 
"소수만 작성하는 스몰캡리포트, 그만큼 중요성 커"
 
코스닥 종목 리포트를 활성화하자는 목소리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종목들을 모두 들여다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과거 코스닥 시장이 활황이었을 당시에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스몰캡팀 인력이 많게는 8~10명에 달할 만큼 비중이 컸지만 증권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스몰캡 인력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또 업종(섹터) 담당 연구원에 비해 다양한 업종을 봐야 해 모든 종목을 분석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적게나마 발간되는 스몰캡 리포트가 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최 팀장은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의 경우 이슈가 생기면 30~40개씩 리포트가 나오는 반면 중소기업들은 좋은 이슈가 있어도 리포트가 많이 나오기 어렵다" "그만큼 스몰캡팀 업무가 갖는 효율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업을 볼 때는 '실적' '업종 대표주' 두 가지 기준으로 선정한다. 그는 "우리가 분석하는 것은 회사의 실적과 수익성을 분석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적이 좋아야 한다" "기술성을 평가하는 바이오기업의 경우 성장성에 가치를 두기 때문에, 당장의 수익성은 좋지 않아 적자 상태일지라도 매출액이 조금씩 늘고 있는 기업들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업종 내 대표주들도 주목한다. 이는 '기업 규모'가 아닌 '작은 업종'을 말하는 것이다. 최 팀장은 "우리나라 IT산업은 규모가 큰 만큼 업종 내 주도주도 큰 기업인 반면,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웹툰 산업 등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도 그 안에 산업을 주도하는 대표주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한국거래소가 개최한 '코넥스 신성장산업 IR컨퍼런스'에서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이 코넥스시장 분석 및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BNK투자증권
 
"비약적으로 성장한 코넥스, 자사주 도입이나 이전상장기업 지원책 고려해야"
 
그는 코스닥 이전 단계 시장인 코넥스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코넥스 시장은 초기 중소기업을 위한 주식시장으로 지난 2013년 개설됐다. 코넥스 개설 당시부터 지켜봤다고 한다. 최 팀장은 "코넥스는 지난 5년 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기업 수도 꾸준히 증가했고 거래 규모도 과거보다 늘었는데, 사람들의 관심(거래)이 큰 상위 소수 기업들로만 집중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관심이 소외된, 규모가 너무 크지 않은 기업들에 관심을 가져아 한다는 것이다.
 
코스닥 시장으로의 이전상장을 고려할 때 시가총액 500~1000억원 사이의 기업들을 관심있게 보라고 강조했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과의 합병을 감안하면 규모가 너무 커도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지난해 스팩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 11개 중 5개는 코넥스 기업과 합병했다. 그는 "코넥스 초창기에는 시가총액이 큰 기업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지난해부터 시총이 너무 커진 기업들이 나오고 있다"며 "코스닥 상장기업들의 평균 공모비율 20%를 적용하면 공모자금이 100~200억 수준으로 맞춰지는데, 시총 500억~1000억원 수준이 스팩과 합병하기 좋은 규모"라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코넥스 시장의 활성화 방안으로 공모신주에 해당하는 자사주 도입을 제시했다. 그는 "코넥스에 들어오는 기업들이 5%라도 자사주를 가져 오면 그 물량을 시장에 팔 수 있고, 이전상장 시 구주매출도 가능하기 때문에 자금 유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신주공모는 공모가 산정, 수요예측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지만 자사주 의무물량 도입은 상대적으로 절차가 덜 까다롭고, 거래량이 늘어나는 효과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코넥스 졸업생들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팀장은 "코넥스 졸업기업 합동 기업설명회(IR)처럼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한 기업들에 대해 거래소나 협회 차원에서 특별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코넥스를 졸업한 기업이 코스닥 시장에서 잘 되는 모습을 보여주면 코넥스 시장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IPO, 공모규모 커져도 개수는 줄어들 것"
 
'월간 IPO'는 최 팀장이 2016년부터 써온 IPO시장 분석 리포트다. IPO 시장을 집중 분석해도 전체 시장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스팩 합병 흐름에 주목했다. 최 팀장은 "지난해 스팩종목이 20개 새로 상장했고, 스팩을 통한 우회상장은 11개를 기록해 단순 계산하면 스팩 합병률은 55%"라 "과거 스팩 합병률이 30% 정도에 그쳤음을 감안하면 합병비율이 더 높아졌는데, 올해에도 이런 상승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올해 IPO시장은 공모규모는 작년보다 커져도 공모기업의 숫자는 지난해의 77개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보생명, 카카오게임즈, 현대오일뱅크 등 대어급의 상장으로 올해까지는 IPO시장이 확대되겠지만 '풍선효과'가 있기 때문에 올해를 기점으로 조금씩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 팀장은 "신규상장은 풍선효과가 강하다" "비상장기업들 중 잘 익은 기업이 상장하는 것인데, 상대적으로 큰 기업들은 이미 먼저 상장했고, 그 뒤로 작은 기업들이 상장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로 코스피 기업들이 상장한 숫자는 2015년부터 16→13→8→7개사로 점점 줄었다.
 
지난해 말 최종경 BNK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이 발간한 '건강기능식품' 리포트.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며 5주간 진행한 다이어트 체험기를 함께 실었다. 자료/BNK투자증권
 
"시장 주도이슈를 선도적으로 제시할 것" 
 
지난해 말 눈길을 끄는 리포트가 나왔다. 최 팀장이 작성한 '좋다길래 직접 먹어봤습니다!'라는 제목의 리포트였다. 이 리포트가 재미있었던 이유는 '건강기능식품산업을 다루면서 실제 다이어트 체험기를 같이 실었기 때문이다. '다이어트 프로젝트 2018'이라는 소제목으로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며 5주간 어떤 신체 변화가 있었는지를 자세히 보여줬다. 그는 "이 기간 동안 체지방을 5.5kg나 줄였는데, 다시 살이 찌면 리포트의 신뢰성이 떨어질 것 같아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올해 후속 리포트를 준비하고 있는데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최 팀장은 스몰캡팀 연구원으로서 "시장을 주도하는 이슈를 선도적으로 찾아 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5G 인프라 확대 수혜주, 4차 산업혁명, 2차전지 등 매해 시장을 주도하는 '이슈'가 있고, 해당하는 산업, 기업군이 있기 마련이다. 그는 "매 시기마다 시장을 뜨겁게 달구는 이슈를 비교적 빨리 제시할 수 있는 애널리스트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2017년말 발간한 '코딩리포트도 이 같은 관점에서 나왔다. 최 팀장은 "매년 기업분석을 위해 '로보월드'에 참석하는데, 로봇산업을 주도하는 업체들 가운데 어느 순간부터 '코딩 교육관련 업체들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이 보였다" "전시회에서 어떤 회사가 어느 위치에 있는가는 그 시장을 나타내는 척도이고, 시장점유율과도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중소형주의 활황으로 스몰캡팀들이 예전처럼 부활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4~5년 전만 해도 리서치센터 스몰캡팀 인력이 많게는 7~8명에 달했으나 지금은 1~2명에 그치는 수준이다. 최 팀장은 "중소형주가 주도하는 종목장세가 오면 여의도 전 증권사의 스몰캡팀이 인력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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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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