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국회 관심 못받는 '벤처투자촉진법'
입력 : 2019-08-26 06:00:00 수정 : 2019-08-26 06:00:00
더웠던 여름도 이제 끝물, 어느새 가을의 문턱이다. 가을은 풍요의 계절, 수확의 계절이다. 나라 전체로 보면 바야흐로 한해 경제농사 성적의 윤곽이 드러나는 시기다. 올해 한국 경제는 수확의 기쁨을 얼마나 누릴 수 있을까.
 
아쉽게도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정치·외교적 불확실성이 경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형국인데, 사실 이 불확실성이란 건 사전에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 불확실성을 그나마 줄이려면, 답답한 얘기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경제 기초체력, 기본기를 튼튼히 해두는 게 좋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본과의 경제전쟁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본과의 갈등은 소재, 부품, 장비 등 뿌리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
 
어디 뿌리산업뿐인가. 고속성장을 해온 우리 경제는 사실 여기저기 기초체력이 부실하다. 외부 요소에도 경제가 쉽게 흔들리기 힘든 환경과 터를 닦는 노력에 이제라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답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는 온 국민이 알고 있을 정도다. 제조업의 근간을 살리는 것 외에도, 경제 체질을 대기업 중심에서 대·중소기업 협력체계로 경제체질을 바꿔 나가는 것, 또 미래 성장동력이 될 유니콘 기업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마도 이것 세 개만 제대로 돼도 나라경제를 향한 국민들의 걱정은 크게 덜지 않을까 싶다. 나머지는 자연스레 해결될 일들이 많다.
 
특히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한다고 떠들썩한 요즘, 유니콘 기업이 나올 환경조성의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벤처붐이 필요한 시기다. 다행히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올해 초부터 7월까지의 신규 벤처펀드 결성액이 사상 최고치인 2조556억원을 기록, 연말 성적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벤처투자에서 정부자금인 모태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진 점도 긍정적이다. 민간자금이 늘고 있으므로 훈풍은 훈풍이라는 게 업계 반응이기도 하다.
 
다만 훈풍이 열풍으로까지 이어지진 못하고 있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제도적 걸림돌이 아직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업계의 오랜 숙원을 담아 중기부가 내놓은 1호 제정법안 '벤처투자촉진법'은 여전히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투자제한 규제를 완화하고, 창업지원과 벤처기업법으로 이원화돼 있는 투자법 체계를 통합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이 법안은 벤처생태계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막상 국회로부터는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국회에선 정책보다는 휘발성 강한 이슈들이 난립하고 있고, 이에 업계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이 법안이 20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열리는 9월에는 논의 테이블 위에 올라가야 한다고 말한다. 올 12월 초까지 이어질 정기국회를 지나 내년으로 넘어가면 본격적인 총선 모드로 진입, 법안이 더욱 주목받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국회가 최근 정상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각 당의 이해관계가 얽힌 이슈에만 혈안이 돼 있다. 국민의 눈, 기업의 눈에서 볼 땐 사실상 놀고 있는 것이나 진배 없다. 경제 살리기를 위해 기업이 해야할 일이 있고,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있다. 또 국회가 해야 할 일도 분명히 있다. 기업과 정부가 그간 애써 뿌려둔 벤처업계 씨앗의 발화를 공전하는 국회가 막고 있는 형국이다. 한해 경제농사가 끝나기도 전에 이미 내년 선거밭에 마음이 가버린 국회, 이제라도 정신 차려야 한다. 
 
김나볏 중기IT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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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나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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