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두산중,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독자개발…국산화 '눈앞'
미국·독일·일본·이탈리아 이어 5번째 보유국
2026년 매출 3조·연평균 3만명 이상 고용효과 기대
입력 : 2019-09-19 14:29:25 수정 : 2019-09-19 14:29:25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18일 두산중공업이 독자개발한 한국형 270매가와트(MW)급 대형 가스터빈이 당당한 위용을 드러냈다. 이 가스터빈은 부품 수만 4만개에 달하고 내부에는 450개가 넘는 블레이드(날개)가 달린게 특징이었다.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 제조 공정율을 95%까지 끌어올리며 연내 성능시험에 돌입할 수 있도록 최종조립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가스터빈은 압축된 공기와 연료를 혼합해 혼압·연소시켜 발생하는 고온·고압의 연소가스를 터빈의 블레이드를 통해 회전력으로 전환, 이때 터빈에 연결된 발전기로 전기에너지를 생성한다. 
 
특히 이날 공개된 것은 가스터빈의 척추와도 같은 로터가 고정 조립체에 최종 조립되는 현장이었다. 가스터빈은 가동되면 짧게 4년, 길게 5~6년이 지나야 정비 주기가 돌아온다. 이때 가스터빈 고정체를 분해해야만 로터를 볼 수 있다. 그만큼 이번 현장 견학은 외부인들이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가스터빈 기술을 보유한 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는 핵심적인 국가 전략 상품인 만큼 기술유출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 일례로 국내 발전소에서 가스터빈 보수작업때도 해외 메이커는 국내 발전사 고객에게 작업 상황을 볼 수 없도록 차단막을 칠 정도다. 당연히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도 불가능하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임직원들의 접근도 용이치 않다"며 "외빈으로서 국내 최초로 한국형 가스터빈의 속살을 온전히 볼 수 있는 행운을 가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산중공업 직원들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의 최종조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의 가스터빈은 친환경 운전이 가능하다. 가스발전의 초미세먼지 배출은 석탄발전의 8분의1, 직접 배출되는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의 대기오염물질은 석탄발전의 3분의1 이하 수준이다. 이번에 공개된 모델은 한국서부발전이 추진하는 500메가와트급 김포열병합발전소에 공급돼 오는 2023년부터 상업운전에 돌입한다. 
 
수입대체 효과도 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발전소에서 운영되는 가스터빈은 총 149기로 전향 해외 기업 제품이다. 가스터빈 구매비용 8조1000억원에 유지보수, 부대, 기타비용 4조2000억원을 고려하면 12조3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2017년 말 발표된 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과 노후 복합발전소, 석타발전소, 리파워링을 보면 가스터빈이 필요한 신규 복합발전소는 2030년까지 18기가와트(GW)로 건설될 것이란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18기가와트 복합발전소 증설에 국내산 가스터빈을 사용할 경우 10조원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일찍이 시장 공략 준비도 마쳤다. 미국 플로리다, 스위스 바덴에는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했다. 창원 본사에는 1000억원 이상의 정격부하(Full Speed Full Load) 시험장도 마련됐다. 시험장에서 3000개 이상의 센서를 통해 가스터빈의 진동, 음력, 압력 등을 모니터링하는 종합적인 성능시험을 할 수 있다.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 사업을 오는 2026년까지 연매출 3조원 이상의 수출 산업으로 육성한다. 회사 관계자는 "2026년 세계 가스터빈 시장 점유율 7%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연평균 3만명 이상의 고용 효과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국내 가스터빈 제작 Supply Chai. 사진/두산중공업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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