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산업이 오염물질 배출 주범?…업계·정치권 대안 모색 움직임 '활발'
민주당 신창현 의원 "중국처럼 '기업별 등급제'" 제안
업계 "유리보다 탄소발자국 작은 플라스틱…'순환경제' 이뤄야"
SKC, 친환경 생분해 플라스틱 개발·롯데 '5RE' 전 계열사에 적용·실천
입력 : 2019-11-09 06:00:00 수정 : 2019-11-09 06:00:00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정치권에서 중국정부가 대기오염 방지책으로 시행하는 ‘기업별 등급제’를 수용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각국 석유화학업계도 유화산업이 오염물질을 가장 많이 배출한다는 자성 하에 대안을 모색 중이다. 업계의 자율 저감 노력이 정책·제도적 지원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0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은 지난 4일 열린 ‘1차 한·중 고위급 환경정책협의회’에서 중국정부가 소개한 ‘푸른하늘 지키기(람천보위전·리커창 총리가 2017년 발표한 정책)’ 행동방안 내용을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아 최근 공개했다.
 
신 의원은 “중국 생태환경부는 징진지(베이징·톈진·허베이의 약칭) 및 28개 주요도시를 대상으로 1년 내에 미세먼지(PM2.5) 평균농도를 4% 감소하고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일수를 6% 감소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면서 그 방안 중 하나로 기업별 등급제를 제안했다”고 소개, 한국도 이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별 등급제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기업별 등급에 따라 조업시간 단축 등으로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미세먼지(PM) 등 대기오염물질을 30% 감축한다는 목표를 설정·관리하는 안이다. 궁극적으로는 산란오염기업 재생산 방지, 오염배출 허가 관리 강화, VOCs 통합관리 등 산업구조 개선을 꾀한다.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은 환경과 대기오염 방지대책으로 한국도 '기업별 등급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진/신창현 의원실
 
업계도 유화산업에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오염물질 배출과 화학폐기물 관리 등 환경오염 방지 대책을 모색 중이다. 지난 7~8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화학산업의 자발적 환경·안전·보건 개선활동 RC(Responsible Care)의 ‘APRCC(Asia-Pacific RC Conference) 2019’에서는 “석유화학산업이 이산화탄소(CO2)를 가장 많이 배출한다”는 대만 정유·화학기업 포모사플라스틱(Formosa Plastics Group)의 위청위(Yu, Cheng-Yu) 환경 분야 시니어 엔지니어의 자성을 시작으로 유화업계가 자발적인 환경 친화 개발 방안 모색에 머리를 맞댔다. 
 
업계 관계자들은 환경보호를 위해 플라스틱을 폐기하기보다는 친환경적인 활용을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환경과 대기 오염의 주범으로 낙인 찍혀 있지만 사실상 모래 기반 유리보다 탄소발자국(생산·소비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총량)도 작고, 편리함과 경제성을 갖춰 도시화된 사회에선 필수품이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의 친환경적 활용을 위해 ‘순환경제’를 강조했다. 기존 ‘선형경제’에선 원재료를 가공해 사용한 뒤 매립·소각하지만, 순환경제는 폐기물이 다시 원재료가 되거나 변형 과정을 거쳐 재가공 또는 재사용되는 개념이다. 환경문제에 민감한 유럽연합(EU)이 주도, 네슬레·아디다스 등 글로벌기업이 동참하기 시작했다. 석유화학업계에도 최근 큰 이슈로 부상했다.
 
각국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7~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APRCC 2019'에서 패널토론이 진행되는 모습. 신대용(단상 오른쪽에서 두번째) SKC PLA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박상현 롯데케미칼 상무(오른쪽)는 재활용과 재사용 등 5가지 'RE(재)' 실천을 제안했다. 사진/최서윤 기자
 
한국 대표로 참석한 신대용 SKC PL(Project Leader)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소개했다. 프로필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석유 기반으로도, 폴리락트산(PLA), 열가소성 전분(TPS), 폴리하이드록시알케노에이트(PHA) 등 바이오 기반으로도 생산이 가능하다. 경제성도 관건인데 SKC는 2009년 세계 최초로 PLA 상용화에 성공, 지난해부터 스타벅스코리아의 식품포장재로 납품해오고 있다. 옥수수 추출 성분으로 만들어 땅에 묻으면 100% 분해되고 유해성이 남지 않는다. 기존 플라스틱 생산 공정에 비해 1킬로그램 당 이산화탄소 배출 정도가 2~3분의 1 정도로, 온실가스 저감효과도 크다는 설명이다. 
 
박상현 롯데케미칼 연구2부문 상무는 재활용(Recycle)·포장재 경량화(Reduce)·재사용 ‘멀티컵’(Reuse)·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으로의 대체(Replace)·일회용 봉투 대신 가방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새로운 생활방식(Redesign) 등 ‘5RE’를 개발해 유통과 식품 등 그룹 계열사와 협업 추진한다는 계획을 소개했다. 현재 잠실 롯데타워(123)에서 사용하는 전력 15%가 친환경에너지라는 설명이다. 
 
에디 리바이 인도네시아 석유화학기업(PT Chandra Asri Petroquimical Tbk) 제너럴매니저는 “에너지로도 활용될 수 있는 플라스틱은 귀중한 자원으로서 미래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폐기물의 에너지 전환과 화학물질의 재활용을 위한 기술 개발에 있어 정부와 협회, 시민사회, 학계, 석유화학산업계 등의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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