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이상직, 도당위원장 자격 없다
입력 : 2020-07-29 07:00:00 수정 : 2020-07-29 09:34:38
최병호 공동체팀 기자
"어찌하면 선비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자공이 묻자 공자가 대답했다. 
 
"행동할 때 부끄러워할 줄 알고 사방에 사신으로 가서 임금의 명을 욕되게 하지 않으면 가히 선비라고 할 수 있다"
 
공자가 선비의 기준으로 부끄러움을 강조한 건 스스로 행동이 떳떳해야만 남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뜻에서다. 선비란 사회지도층을 말한다. 요즘엔 사회지도층일수록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과 교묘한 법망 회피가 흔하니 공자가 선비의 덕목으로 왜 하필이면 염치를 짚었는지 알 법하다.
 
특히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보면 사회지도층의 염치가 무엇인지 회의가 들 정도다. 그의 이력은 숱한 시비로 점철됐다. 주가조작 혐의와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이 대표적이다. 최근엔 이스타항공과 관련 '먹튀 문제'까지 불거졌다. 이 의원이 창립해 경영했던 회사는 코로나19 여파와 제주항공의 인수 포기로 출범 13년 만에 파산 위기다. 직원 1500여명은 임금이 체불됐고, 자칫 관계사 직원 등 3000여명이 실직할 처지다.
 
하지만 이 의원은 책임이 없다며 발뺌이다. 자신은 이미 오래전 경영을 포기했으니 최근의 이스타항공 사태와는 무관하다는 말이다. 그의 자녀들이 이스타항공 지분을 편법으로 승계했다는 의혹, 갓 서른을 넘긴 딸과 미성년자 아들이 이 회사 주식을 매입하게 된 경로 등에 대해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데도 말이다.
 
현직 국회의원에 제기된 논란에 대해서도 이처럼 염치를 모르더니 더 황당한 일까지 생겼다. 그가 27일 민주당의 전북도당위원장 선거까지 나선다는 것이다. 단독 출마인 탓에 8월9일 도당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임기 2년의 도당위원장으로 추대될 전망이다. 이 정도면 정말 일부러 국민 정서를 외면하는 뻔뻔스러움인 걸까.
 
당당하지 못하면 남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과거 선비들은 남 앞에 설 자격이 안 된다고 여기면 낙향해 평생 묻혀 살았다. 이스타항공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잇속 챙기기에만 바쁜 이상직 의원은 전라북도의 민주당 의원들과 당원들을 이끌 도당위원장 자격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정경제와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을 3대 정책기조로 천명했다. 공정경제는 모든 경제주체가 정당하게 보상을 받고, 공정하게 경쟁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이 의원은 공정경제를 주장할 여당 의원이 될 자격이 있는지부터 자문하시라.
 
최병호 공동체팀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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