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호 식품사업부문 식품전략기획 1담당.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부장이 CJ제일제당 임원(경영리더)으로 승진하면서 4세 경영이 본격화됐다. CJ그룹은 지난 23일 사장부터 상무대우까지 6개 직급을 ‘경영리더’로 통폐합하면서 이 부장이 경영 전면에 나설 수 있을 길을 마련했다.
특히 직급이 의미가 없어지면서 이 부장은 단번에 누나인 이경후 CJ ENM 부사장 대우와 동등한 위치에 올랐다.
27일
CJ(001040)그룹은 27일 CJ그룹은 2022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새로운 임원직제개편안이 적용되는 첫 인사다. CJ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신임 경영리더에 53명이 이름을 올렸다. 2020년 19명, 2021년 38명 대비 대폭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눈에 띄는 인사는 단연 이선호 부장의 경영리더 승진이다. 이 부장은 지난 마약 밀수 협의로 실형을 선고 받고 지난 2019년 9월 일선 업무에서 물러난 바 있다. 업계에서는 2020년 말 정기 인사에서 이 부장이 복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누나 이경후 CJ ENM 상무만 부사장 대우로 승진했다.
이 부장은 해를 넘긴 올해 1월
CJ제일제당(097950) 글로벌비즈니스 부장으로 발령받아 출근을 시작했다. 그리고 복귀 1년 만에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 부장 승진 직전에 CJ그룹이 임원 직급을 통합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사장, 총괄부사장, 부사장대우, 상무, 상무대우 등 6개 임원 직급을 ‘경영리더’ 하나로 통합했다.
이에 대해 CJ그룹은 “연공서열과 직급 위주로 운용되는 기존 제도로는 우수 인재들의 역량을 끌어내기 어렵고,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절박함 때문”이라며 “체류 연한에 관계없이 부문장이나 CEO로 조기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으로, 역량 있는 인재의 조기발탁 및 경영자 육성 시스템이 구축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CJ그룹 임원 직급 통합이 4세 경영 승계 속도와 관련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부장이 실제 성과를 낼 경우 임원 직급 통합 시스템을 통해 부문장이나 CEO로 조기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임원 직급이 통합되면서 누나인 이경후 CJ ENM 부사장 대우와 직급 차이도 사라졌다. 한 때 이 부장이 마약 사건으로 후계 구도에서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현재 CJ그룹 지분 구조상 이 부장 지분(2.75%)이 이 부사장 대우(1.15%)보다 소폭 높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로 이 부장은 CJ그룹 핵심인 식품 사업을 담당하고, 이 부사장 대우는 플랫폼 사업을 전담하는 것으로 승계 구도가 굳어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아울러 이 부장은 내년에 상장하는 CJ올리브영 지분을 통해 지주사 지분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장은 CJ올리브영 지분 11.09%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CJ그룹과 주요 계열사 사장단은 전원 유임됐다. 아직 임기가 남은 수장들뿐만 아니라 올해 말 임기만료를 앞뒀던 손경식 CJ제일제당 공동대표와 허민호 CJ ENM 대표 등도 임기가 연장됐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