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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영상)사상 초유 준예산 째깍째깍…여당보다 '야당'에 더 큰 부담, 왜?

여야, 예산안 협상 공식 회동 거르며 이틀째 신경전

2022-12-2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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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 16일 오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위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김 의장,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여야의 대치가 길어지고 있다. 연말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사상 초유의 '준예산'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이 경우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국정 발목잡기' 프레임에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예산안 협상이 불발 때마다 민주당 내부에선 원내대표단의 전략 부재론까지 불거졌다. 준예산 사태에선 야당의 부담이 여당보다 더 크다는 얘기다.
 
여야는 20일 오전 별도의 원내대표 회동을 갖지 않으며 이틀째 신경전을 이어갔다. 전날 열린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만 참석했을 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새 제안이 없는 상태에서 만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회동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여야는 장외에서 서로의 양보만을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용산 아바타'로 전락한 여당과 도돌이표 협상을 해 봤자 대통령 거부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는 교착 상황이 길어지면서, 연일 부정적 민심만 높아지고 있다"며 "역사상 어떤 여당이 예산안을 볼모로 국회 운영을 지연시키고 국민을 이처럼 불안하게 한 적이 있었느냐. 국민의힘은 이제라도 의장 중재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진표 국회의장을 향해서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시한을 정하고 여당이 수용하지 않는다면, 즉시 본회의를 열어 의장 중재안이든, 민주당 수정안이든, 정부 원안이든 처리해야 한다. 이제는 결단을 내려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반면 주 원내대표는 "예산안 관련해 법정 기일을 넘긴 지 오래지만, 오늘도 어제와 달라진 상황이 없다.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대내외적으로 이렇게 어려울 때 민주당이 다수의석을 가지고 고집을 부리지 말고 국정에 적극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반박했다.
 
 
박홍근(가운데) 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의 대화 자체가 끊기면서 예산안 연말 타결 가능성이 점점 사그라지고 있다. 예산안이 올해 안에 처리되지 못할 경우 정부가 전년도 예산에 준해 집행하는 예산, 즉 준예산이 편성될 수밖에 없다. 특히 전체 예산 639조원 중 재량 지출 예산인 297조원에 대한 집행 길이 막히게 돼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부터 저소득층·노인·장애인 등 취약계층 예산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으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특히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부터 '힘으로 찍어눌렀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원내 제1당인 '민주당 책임론'이 부상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정부여당도 이를 적극 활용해 공세에 나설 수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도 원내지도부의 전략 부재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5선 중진의 이상민 의원은 전날 K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여권에서)'방탄 또는 발목 잡기 하는 민주당', '의석수가 많은 거대 정당 야당이 힘을 오남용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덧씌울 수 있다"며 "그러면 민주당으로서도 말려들지 않도록 조심해야 되는데, 어떤 부분은 알면서 그러는지 모르면서 그러는지 덤벙덤벙 그 늪에 빠지는 경우를 봐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예산안 자체가 민생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가면 갈수록 여당보다는 야당이 여론의 욕을 먹을 수밖에 없다"며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이전처럼 발목 잡기 프레임이 또 시작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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