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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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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은 끝났을까?

2024-03-20 15:24

조회수 : 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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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그 함의나 향방에 대한 논란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선진국은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처음, 우리나라 역시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인플레이션을 직면했는데요. 그간의 경제나 금융시장 환경에 큰 도전을 제기했습니다.
 
향후 인플레이션 혹은 디스인플레이션의 전개 방향을 가늠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간 인플레이션 충격 과정에서 논의되던 이슈들을 재점검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최근 '인플레이션은 끝났는가-합리적 태만 시대의 종료'라는 보고서를 발간하고 인플레이션과 관련한 세 가지 논쟁을 다뤘습니다.
 
먼저 인플레이션 원인과 성격인데요. 공급에서 발생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일 수 있어도 수요 측면에서 발생한 인플레이션은 항구적이라는 논쟁입니다. 수요 충격으로 발생한 인플레이션은 지속적인 고물가시대를 야기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처음 부각된 2021년 중반만 해도 인플레이션은 일시적 현상으로 평가됐습니다. 주로 코로나발 공급 차질 및 수급 불균형에서 비롯됐다는 겁니다. 당시에는 향후 공급을 개선하면 물가가 안정되리라 기대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수요 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력 부상 속 '항구적' 인플레이션 전망이 확산됐습니다. 코로나 위기에 맞서 전후 사상 최대 규모의 부양책이 동원되면서입니다. 그동안 익숙했던 저물가 체제가 막을 내리고 이제 고물가 체제로 이행하고 있다는 '물가체제 전환' 위험도 부각됐습니다. 고물가 시대에 맞서 공격적인 통화긴축 기조도 본격화됐습니다. 고금리시대가 막을 연 셈입니다. 
 
두 번째로 2002년 중반 이후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면서 경기침체 없이 물가가 안정되는 연착륙, 특히 '무결점 디스인플레이션' 진단이 공급차질에 힘입어 부상했습니다. 반면 항구적 인플레이션 시각에서는 이러한 디스인플레이션에 공급차질 개선 이상으로 공세적 통화긴축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의 억제가 미친 영향력에 주목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제 물가가 다소 안정됨에 따라 그동안 중앙은행의 공세적 통화긴축이 수행한 역할, 나아가 통화정책과 물가안정 간의 관계를 두고도 논쟁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공급 중시론자는 대체로 인플레이션 대응 과정에서 과잉 통화긴축의 후유증에 주목하며 적극적 통화완화를 요구하는데요. 반면 수요 중시론자는 통화긴축을 통한 인플레이션 기대 억제에 주목하며 물가체제 전환 위험에 맞선 통화긴축 지속을 요구합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저물가에서 고물가로 물가체제 전환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그간의 물가 향방에 대한 '합리적 태만'(rational neglect)은 더 이상 유효하지 못한 모습"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합리적 태만'은 물가 향방을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구조적 차원에서 공급 순풍이 역풍으로 반전된 상황에서, 2% 물가목표를 고집하기보다는 완만한 인플레이션을 수용해야 정책 운신 여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합니다.
 
즉, 통화정책의 건전화보다는 재정 및 공급정책의 효율적 활용에 주목해야 한다는 제언입니다. 보고서는 "긴축 부담을 완화하면서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재정?공급정책이 관건이며, 시장실패 위험이 큰 규제완화 위주보다 능동적 공공투자의 역할에 주목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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