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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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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범종입니다.
(토마토초대석)"'정인 양 사건' 후 정부 대책, '먹을 것 없는 잔칫상'"

"조사는 공무원, 관리는 민간…판단 주체 달라 혼란"

2021-1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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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입양모가 내 지인 같다." 지난해 10월 생후 16개월 된 아이가 멍 투성이로 숨졌다는 보도가 나오자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대아협) 카페가 술렁였다. 글을 본 공혜정 대표가 전화기를 들었고, 용기 낸 회원들의 제보와 보도가 이어졌다. 양부모 엄벌 여론이 들끓자, 검찰은 양모의 주위적 공소사실을 아동학대치사에서 살인으로 바꿨다.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양모의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 정인 양 1주기가 지났다.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제도는 얼마나 나아졌을까.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만난 공 대표는 "정인이법이 통과됐고, 학대 아동 즉각 분리, 인력 충원 부분은 변했다"면서도 "정치권에서는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는데, 돌아보면 많이 차려진 잔칫상에서 뭘 먹은 것 같지는 않다. 그런 느낌을 이번에 또 받았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가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공 대표 뒤로 정인 양의 사진이 보인다. 사진/이범종 기자
 
반쪽짜리 정책에 전문가도 부족
 
대아협은 현재 상황을 '반쪽짜리 공공화'로 본다. 지방자치단체 전담 공무원이 현장조사를 하고 사례 관리는 민간에서 한다. 신고접수에서 사례관리로 이어지는 여러 단계 어디에서 아이가 사망할 지 모르는데, 서로를 학대 판단의 주체로 지목하면서 여러 신고자가 혼란을 느낀다고 한다. 빨리 아동학대 판단을 받지 못하면 아동보호 전문기관의 치료 서비스로 나아갈 수 없다.
 
아동학대 사망 가해자를 최고 사형에 처하는 정인이법은 예방에 도움이 되고 있을까. 공 대표는 "대다수 일반인에 대해서는 예방 아닌 계도 효과가 있다"고 단언했다. 음주운전과 안전벨트 착용에 대한 20년 전 인식과 오늘날 차이가 큰 점을 예로 들었다.
 
가해자에게 입양된 정인 양은 부실한 사후관리의 상징이 됐다. 지난달 정부와 지자체가 입양을 주도하는 법안이 발의됐는데, 공 대표는 정부의 준비도 아동학대 대응처럼 반쪽짜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는 우리가 먹고 살 만 해졌으니 우리가 지킬게'라는 것이 정부의 솔직한 마음 같다"며 "만일 민간에서 '당신들 전문가 없잖아' 했을 때 '아니 이렇게 있는데'라고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에 맞는 준비를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어린이집 교사 등 신고 의무자 외에 일반인의 활발한 신고 문화 정착도 장기적인 과제다. 공 대표는 "가정 내 아동학대 발견은 이웃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며 "그것을 이웃에 대한 감시가 아니라 아이들에 대한 관심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동학대 방지는 개인은 물론 나라의 건강을 좌우하는 문제다. 공 대표는 "아동 학대 예방이 건강한 나라 만드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하는 고효율 저비용 정책인데 가장 돈을 안 푼다"며 "저출산 대책으로 아이 한 명 당 100만원을 주는 건 어이 없는 정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곱명을 출산하고 너댓명이 보호시설에 있는데 임신을 또 하는 등 아이를 돈벌이 도구로 삼는 사례들을 거론했다.
 
그는 "돈 많이 안 들여도 교육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고 엄마가 마음 놓고 경력을 이어갈 수 있게 하면 누가 안 낳겠느냐"며 "아이가 무슨 지갑이냐"고 물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사진/이범종 기자
 
학대 사망 피해자 숨기지 말아야
 
학대로 아동이 숨진 사건에 지역 이름과 '계모'가 붙는 점도 문제라고 한다. 이혼과 재혼이 늘어가는 시대에 이런 사건명은 새 가정에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 대표는 사건을 가해자 이름으로 부르자고 했다. "연예인은 음주운전 해도 공인이라며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보도되는데 살인자는 A씨, B씨가 된다"며 "이게 옳은 인권이냐"고 반문했다.
 
최근 '정치하는엄마들'이 정인 양 얼굴을 공개한 SBS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과 대전에서 계부에게 성폭행 당하고 살해된 여아 신상을 공개한 대아협을 고발한 데 대해서도 "어이가 없다"고 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대아협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 어기고 피해 아동을 알렸다는 이유로 고발됐다.
 
공 대표는 "특례법 제정 운동을 저희가 했다"며 (문제 된 두 법은) 피해가 알려진 순간에 학업 문제와 가해자로부터 자유롭지 못해서 아이를 숨겨주자는 의미였지, 사망한 아이 공개를 막은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아협은 유족 요청으로 피해자 신상을 공개했다고 한다. 또 "우리 사회는 범죄 사망피해자에 대해 추모를 할 줄 아는 성숙한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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