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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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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안철수의 'MB 아바타'…윤석열의 'MB 4대강'

안철수, 19대 대선 'MB 아바타' 발언으로 지지율 내리막길

2022-02-2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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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8일 경북 상주 풍물시장에서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보 사업 계승 의지를 분명히 하자,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나락으로 몰았던 'MB 아바타'가 연상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 후보는 2017년 19대 대선 TV토론에서 "제가 MB 아바타입니까"라고 말해, 스스로를 MB 이미지에 가뒀다. 문재인 후보를 위협하던 지지율이 일순간 급락하는 등 돌이킬 수 없는 패착이 됐다는 게 지배적 분석이었다.  
 
윤 후보는 문재인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4대강 재자연화 사업을 폐기 과제로 분류한 데 이어 지난 18일에는 경북 상주 유세에서 "민주당 정권은 이명박 대통령이 하신 4대강 보 사업을 폄훼하고 부수고 있다"며 "이를 잘 지켜서 농업용수와 깨끗한 물을 상주·문경 시민들이 마음껏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윤 후보를 향해 "이명박정권의 4대강 파괴사업 계승이냐"고 따지고, 문재인 대통령까지 4대강 복원 성과를 강조하며 간접적으로 참전하는 등 논란이 커지자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이 같은 입장이 안 후보의 'MB 아바타' 자충수를 반복하는 패착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19대 대선 TV토론에서 안 후보는 문재인 후보에게 "제가 MB 아바타입니까"라고 추궁했다가, 오히려 'MB 아바타' 이미지만 강화되는 역효과를 초래했다. 대선 이후 국민의당은 자체 분석한 '대선평가보고서'에서 안 후보의 이 발언을 결정적인 패인으로 꼽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정적 이미지를 뒤집어쓰는 부정적 효과를 낳았다는 지적이었다.
 
이는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2017년 4월23일 'MB 아바타' 발언이 있었던 토론회 직후 안 후보의 지지율은 급락하기 시작했다. 한국갤럽 기준으로 토론회 직전 4월20일 공개된 조사에서는 안 후보의 지지율은 30%로, 문 후보(41%)에 이은 2위였다. 하지만 'MB 아바타' 발언이 있었던 23일 토론회 5일 뒤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24%까지 내려갔다. 대선 전 마지막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5월3일)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은 또 다시 하락해 20%였다. 무려 10%포인트가 사라졌다. 
 
윤 후보의 'MB 4대강 사업 계승'은 안 후보의 'MB 아바타' 발언과 유사한 효과를 낼 수도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감지된다. 특히 윤 후보가 촉발한 4대강 논란은 대선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수도권과 중도층 표심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4월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2일 발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이 유지돼야 한다' 49.0%,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이 재추진돼야 한다' 30.8%로 나타났다. 특히 부동산 폭등으로 이재명 후보가 고전을 면치 못했던 수도권에서도 절반 이상(서울 51.7%, 경기·인천 51.2%)이 문재인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을 지지했다.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중도층에서도 문재인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정책 지지(49.4%)가 절반에 달했다.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이 재추진돼야 한다는 의견은 24.7%에 그쳤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후보 주변이 과거 친이명박계로 채워진 점도 MB 이미지를 강화시킨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 3인방으로 불렸던 권성동·장제원·윤한홍 의원 모두 과거 친이계였다. 이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 인수위나 청와대를 거쳤다. 또 이명박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던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충남총괄선대본부장을, 초대 특임장관이었던 주호영 의원은 대구총괄선대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외에도 원희룡 정책본부장을 비롯해 다수의 친이계가  선대본부에 참여 중이다.
 
이상돈 전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캠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사실상 다 친이계"라며 "윤 후보 주변에 친이계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4대강 공약에도 영향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4대강 사업에 대해 냉소적이었다. 친이계와 친박계는 4대강 사업에 대해 온도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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