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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영

국민의힘 '절충안'에도 민주당 '쌀값정상화' 강행처리

농해수위 가결로 법사위로 넘겨져…민주당, 패스트트랙도 고려

2022-10-1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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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일방적인 양곡관리법 개정안 처리 시도에 항의하는 국민의힘 의원과 이를 말리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소병훈 위원장석 앞에서 뒤엉켜 고성을 지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토록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1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통과했다. 국민의힘 반발 속에 민주당 단독처리로 가결됐다. 민주당은 폭락한 쌀값의 정상화를 꾀하고 농업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해당 개정안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갔지만, 위원장이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인 만큼 통과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농해수위 소병훈 위원장(민주당)은 이날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찬성 10인, 나머지 기권으로 가결됐음을 선포한다"며 양곡관리법 일부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농해수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위원장석을 둘러싸고 "날치기"라며 항의했지만, 소 위원장은 의결 절차를 마쳤다. 회의 직후 국민의힘 농해수위 위원 일동은 기자회견을 열고 양곡관리법을 '이재명 하명법', '쌀 포퓰리즘법'으로 규정하며 "명백한 의회 다수당의 횡포이자, 법안소위, 안건조정위, 전체회의까지 3번째 연속 날치기"라고 규탄했다.
 
여야는 이날 회의를 앞두고 막판까지 협상에 임했으나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양곡관리법을 반대하던 국민의힘은 지난 18일 절충안을 제시했다. 절충안은 △시장 격리를 위한 여야 합의 및 발표 △전략작물직불제 포함 타작물 재배 지원 제도화 △농민단체와 여야 공청회 통한 제도 수립 △전략작물직불제 관련 예산 증액 등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양곡관리법의 핵심인 정부 매입 의무화 내용이 법제화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단독처리를 결정했다. 협상을 이끈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절충안을 거절해 최종적으로 협상이 결렬됐다며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되다 보니 이 부분에 집중하는 듯하다"고 저의를 의심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양곡관리법 관련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생산량이 3%를 초과하거나 쌀 가격이 5% 넘게 떨어지면 정부가 생산량 일부를 의무적으로 매입토록 하는 게 핵심이다. 당정은 양곡관리법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당정은 지난 18일 당정협의회에서 "대한민국을 위한 법이 아니라 민주당의 농정 실패를 덮고 이재명 대표를 구하기 위한 정략적 법안에 불과하다"며 "현재 쌀값 폭락은 문재인정권 농정실패 결과"라고 화살을 돌렸다.
 
민주당도 강경 대응으로 움직였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값정상화를 위해 이재명 대표가 힘을 싣고 있는 대표적인 민생 법안이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최고위원회의에 국민발언대를 처음으로 도입, 첫 주제를 쌀값정상화로 정했다. 회의에는 농민단체 대표 등이 참석해 쌀값 폭락으로 절망에 빠진 농심과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필요성을 전달했다. 민주당은 같은 날 농해수위 제3차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일사불란하게 행동하며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전체회의에 올렸다.
 
이날 의결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법사위로 넘어갔다. 개정안은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최종 효력이 발휘된다. 하지만 법사위원장이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인 만큼 최종 처리까지는 여야 간 진통이 예상된다. 농해수위 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법사위원과 의견교환을 하거나 대책은 아직"이라면서도 "일단 충분한 논의가 상임위에서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법사위원장이) 안건 상정을 보류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법사위에서 60일 내 체계·자구 심사가 완료되지 않으면 국회법에 따라 농해수위 위원장이 위원회 5분의3 이상 찬성을 받아 본회의 상정을 요구할 수 있다. 농해수위 관계자는 "민주당이 패스트트랙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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