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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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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기자입니다.
('정태영 신화'의 이면)타사 현금서비스·대출내역, 신용등급까지 무차별 활용 정황

대외비 문건 뜯어보니…자사-타사 사용비율로 고객 '농경'·'수렵' 대상 분류

2022-11-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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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특별취재팀] 취재팀이 입수한 현대카드의 대외비 문건은 총 31장으로 구성돼 있다. 문건 출력 시점은 2014년 5월로, 현대카드는 이후에도 월별 데이터를 업데이트해 이를 마케팅 지표로 삼았다. 목표는 현대카드의 현금서비스와 대출 등 금융 프로그램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것이었다. 
 
먼저 '금융 CUSTOMER 현황'을 통해 회원 현황을 파악한 뒤 이를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리볼링 등 상품별로 데이터화 했다. 'SOW'(Share Of Wallet)를 통해 회원의 전체 보유 카드 대비 자사 카드의 사용 비율을 따졌고, 연체율 등도 조사했다. 이어 신판 이용 금액대별 금융 이용 현황을 구체화했다. 또 '금융 고객관리 FRAME'을 상세 세그먼트 별로 구체화한 뒤 이를 또 다시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상품별로 나눴다. 이외에도 '금융 EXPERIENCE'를 통해 고객을 크게 농경과 수렵으로 구분했는데 농경은 자사금융 고객, 수렵은 자사금융으로 끌어들여야 할 대상이었다. 이 역시 카드론 이용채널별 세그먼트로 구체화했다. '금융 PROGRAM'을 통해서는 금융 상품별, 채널별 마케팅 현황과 마케팅 동의율, 주요 프로그램 계획들을 수립했다. 
 
문건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자사 금융서비스 이용내역, 타 금융사의 현금서비스 및 대출내역 등과 신용정보를 활용해 고객들 중 143만명이라는 마케팅 대상자를 정했다. 이들을 A·B·C·D·E 등 5개 '세그먼트'로 나눴는데, 기준은 고객이 보유한 전체 카드 사용량 중 현대카드에서 현금서비스와 카드대출을 받은 비율이다. 문건에는 세그먼트별로 어떤 마케팅을 할지(Tool Box), 실행방안은 무엇인지와 함께 진행경과와 진척도까지 구체적으로 기재됐다.

<뉴스토마토>가 입수한 현대카드의 대외비 문건을 보면, 회사는 고객을 신용정보에 따라 A~E등급으로 분류한 뒤 전화·문자 알림으로 맞춤형 마케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뉴스토마토)
<현대카드, 신용정보 무단수집 '불법마케팅' 의혹> 기사의 문건 이미지는 워터마크가 있는 상태로 첫 보도가 됐고, 워터마크에는 ○○○이라는 이름이 있었으나 ○○○은 본 기사에서 언급된 제보자가 아닙니다. 워터마크가 있는 이미지가 보도되어 ○○○씨가 제보자로 오인돼 피해를 받게 된 것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우선 ①번은 A세그먼트로 '당사금융 Main(CA SOW 60% ↑) 6.6만'이라고 표기됐다. 이는 "현대카드를 주 카드로 쓰는 대상을 1차로 추린 후, 이들 가운데 전체 카드 사용량 중 현대카드에서 현금서비스(CA, Cash Advance)를 받은 비율이 60% 이상인 사람이 6만6000명"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SOW는 'Share Of Wallet' 약자로, 전체 카드 사용량 중 자사 카드의 사용비율이다. 고객이 보유한 전체 카드 현금서비스 잔액에 대비해 자사 카드 현금서비스 잔액이 얼마나 되느냐를 따진 것이다. 이에 대해 제보자는 "가령, 홍길동이라는 사람의 SOW를 구하려면 회사가 홍길동이 보유한 전체 카드의 현금서비스·카드대출 내역, 이용내역, 홍길동이 쓰는 현대카드의 현금서비스·카드대출 내역, 이용현황 등을 모두 파악하고 있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②번은 A세그먼트 고객에 '자기한도 알림 서비스' 마케팅을 실시하기로 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 실행방안이 기재됐다. 문건엔 'Target : A SEG 전 대상, 결제일+2일(한도 복원일)에 SMS 발송 이용 유도'라고 써 있다. A세그먼트 고객 전체에게 카드 현금서비스 결제일+2일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추가 현금서비스 이용을 유도한다는 의미다. ③번의 진행 경과를 보면, '10월 : 발송 6.5만 / 총 619억 추가취급 2억'이라고 돼 있다. 10월에 6만5000명에게 문자메시지 알림을 보냈고 기존보다 2억원 늘어난 619억원의 현금서비스 취급액을 거뒀다는 설명이다.
 
이어 ④번은 C세그먼트 'Secondary(CA SOW 60% ↓) 40.7만'이라고 적혔다. 이것은 "현대카드를 주로 사용하지 않는 대상을 1차로 추린 후, 전체 카드 사용량 중 현대카드에서 현금서비스를 받은 비율이 60% 이하인 40만7000명"을 뜻한다. 
 
⑤번은 D세그먼트 '당사 CL 유실적 & CA 무실적 (CA SOW 0%, 13만)'이라고 되어 있다. 이는 "현대카드에서 카드대출(CL, Card Loan)은 있지만 현금서비스는 없는 고객이 13만명"이라는 의미다. ⑥번을 보면 D세그먼트에 대한 구체적 마케팅 실행방안으로 'NICE 등급별 우대금리 차등화(고정금리 12.5~18.5%) TG: CG Test 진행'이라고 적혔다. 이것은 "카드대출만 있는 고객에겐 나이스신용평가에서 제공하는 신용등급별로 금리를 차등화하고, 테스트그룹(TG)과 컨트롤그룹(CG)별로 다르게 전화·알림으로 상품을 소개한다"는 설명이다.  
 
⑦번은 E세그먼트 당사 CA & CL 무실적(CA SOW 0%, 52.8만)으로 표기됐다. "현대카드에서 현금서브스와 카드대출이 모두 없는 고객은 52만8000명"이며, 이들을 E세그먼트로 분류했다. ⑧번은 이들에 대한 실행방안으로 'Target : 은행계 CA ONLY 사용자 20만 中 ROA 고려하여 2~3만 수준에서 TEST 진행 중'이라고 돼 있다. 제보자에 따르면 이는 "은행에서 현금서비스만 받는 사람 20만명 중에서 자산수익률(ROA, Return On Assets)을 고려해 2~3만명 수준에서 수수료 면제를 다르게 하는 마케팅"을 의미한다. 또 이어진 '마케팅 Process - Target 대상 LMS 발송(1차 컨택, 오퍼 적용) → ATM기 금리조회 시 Real time SMS 발송'은 "E세그먼트 고객을 대상으로 장문의 문자메시지(LMS, Long Message Service)를 보내고, 현금자동인출기를 통해 카드대출을 받으려고 금리를 조회할 경우 실시간으로 문자메시지 알림을 발송한다"는 뜻이다.
 
해당 문건을 제보한 내부 관계자는 "전체 카드 사용량 중 현대카드의 사용 비율이 높은 고객을 데이터화 하는 건 인적사항과 신용등급, 타 카드사 이용현황 등을 모르고선 불가능한 일"고 주장했다. 반면 현대카드는 "동의 고객 대상 일반적인 마케팅 관련 문서로 신용정보법 위반과는 아무 상관없다. 동의한 고객의 신용정보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뒤 마케팅에 활용하는 건 기업의 적법한 활동이다"고 해명했다.
 
특별취재팀 newsal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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