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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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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과 공존의 차이

2024-04-23 10:42

조회수 :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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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지구 한복판에 떨어진 기생생물. 번식이 불가능한 이들은 오로지 생존이 목표입니다. 인간의 몸을 숙주로 삼고, 인간을 먹으며 생존합니다. 
 
이들 앞에 변종이 등장합니다. 숙주로 택한 인간이 하필 칼에 찔려 다 죽어가던 중이었던 건데요. 생존하기 위해 숙주의 건강 회복에 에너지를 쓰다 미처 인간의 뇌를 다 차지하지 못해 변종이 탄생합니다. 
 
1980년대 일본 만화 기생수를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기생수; 더 그레이'는 한 숙주 안에 인간과 기생생물이 공존하면서 인간 존재란 무엇인지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집니다. 더 그레이는 기생생물의 세력 확장을 저지하는 경찰 내 전담 조직인 동시에, 인간도 괴물도 아닌 회색지대에 있는 존재인 주인공 '수인'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수인은 어려서부터 폭력적인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버림받아 가족이라는 울타리 없이 외롭게 살아온 인물입니다. 불행에 너무나 익숙해진 나머지 인생은 절망뿐이라고 믿고 있는 주인공은 아이러니하게도 몸 안에 기생수가 침입한 뒤 기생생물과 인간 세계를 동시에 경험하면서 삶의 의미에 눈을 뜨게 되는데요 
 
오로지 생존이 목표인 기생생물들은 인간이 조직을 이루며 살아가는 데 주목합니다. '인간의 머리를 차지하라'는 지령을 받고 지구에 온 이들은 인간 세계에서 우두머리가 돼 인간을 장악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방식으로 진화를 거듭합니다. 인간 세계에 부역자를 심어 조직을 분열시키고, 공동체 집단인 교회에 침투해 조직을 만드는 데 성공하지만, 타인을 위한 희생을 모르는 이들의 모의는 결국 연대로 뭉친 인간 앞에 파멸로 끝납니다. 
 
신체 강탈자의 침입이라는 원작의 세계관을 차용해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기생수; 더 그레이'는 덱스터 스튜디오의 최신 CG 기술과 시각 효과가 대거 동원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특히 미지의 생물과 공존하는 주인공이 혼수상태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는 특수 효과를 활용한 시각화가 돋보였는데요.
 
다만 '좋든 싫든 너는 혼자가 아니다'로 대표되는 오글거리는 대사들과 균일하지 않은 배우들의 연기 톤, 다소 떨어지는 개연성은 시즌 2를 기대하는 시청자를 고려한다면 좀 더 다듬어져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드라마 '기생수;더그레이'의 한 장면(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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