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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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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 브로커의 세계

2024-06-26 09:43

조회수 :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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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국회 앞을 지나다 보면 각종 '행정사무소' 간판을 볼 수 있습니다. 변호사, 법무사, 노무사는 들어봤어도 행정사는 무슨 일을 하는 직업일까 궁금했는데, '입법 브로커' 역할을 한다는 얘기를 최근 전해 들었습니다. 
 
한 지인은 국회에서 20년간의 보좌관 생활을 마치고 국회 앞에 사무실을 열었는데요. 명함에는 소속도 없이 그냥 '자문 000'이라고 적혀 있더라고요. 밑에는 자문기관 김·장 법률사무소, 국회라고 적혀 있었는데요. 본인의 직업을 입법 브로커로 소개했습니다. 김·장과 국회를 연결해 주기도 한다네요. 
 
변호사로 활동하던 또 다른 지인은 새로운 사무실을 차렸다며 새 명함을 최근 건넸는데요. '000 공공정책연구소 대표'라고 표기를 했더라고요. 냄새를 맡고 "아 이거 입법브로커죠?"라고 질문하니 맞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대충 변호사, 국회, 자문, 정책, 행정 등과 관련이 있는데 정체불명이다 싶으면 입법 브로커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입법 브로커 또는 로비스트는 정치적 의사 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특정 이익단체나 개인을 대표해 활동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정책 결정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지지하도록 설득하는 역할을 합니다. 정책, 법률, 규제 등을 본인들에게 유리하게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로비스트 활동이 공개적인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하나의 직업인으로서 인정받기보다 음지에서 일한다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비밀리에 활동이 이뤄지고 불법적인 금품 거래와 연관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일 텐데요. 최근에는 좀 더 투명성을 강조하면서 양지로 올라온 듯한 느낌이 듭니다. 
 
22대 국회가 개원하면서 입법 브로커들도 활동에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가장 큰 장이 서는 가을 국정감사를 목표로 부지런히 의원실 문턱을 드나드는 모양새입니다. 
 
의원실에는 보좌관이 아닌 '특보'라는 직책도 가끔 볼 수 있는데요. 브로커로 활동하기도 한다고 하네요. 한 의원실 소속 브로커는 실제 본업이 보험 설계사였다고 합니다. 국감 증인으로 거론될 경우 최종 채택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의원실을 찾은 기업 관계자들에게 보험 상품을 판 뒤 돌려보내는 식으로 장사를 했다고 합니다. 화재보험을 비롯한 기업보험의 경우 액수가 크기 때문에 꽤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고 하네요. 
 
입법 브로커에 따르면 국정감사에서 증인 채택을 막는 데 약 10억원의 비용이 든다고 합니다. 국감맞이 아이템을 찾고 있는 한 브로커는 공격과 방어 중 어느 쪽이 잘 먹힐지 벌써부터 고민이라는 얘기를 털어 놓기도 했습니다.
 
특히 올해 국정감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기업은 '쿠팡'이라고 하는데요. 쿠팡 관계자들이 줄 소환될 예정이어서 법조계에서는 벌써부터 큰 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진=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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