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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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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유산

2024-09-13 06:00

조회수 :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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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론은 이미지가 생명인 정치인에게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검증받는 시험대입니다. 유권자에게는 후보자의 신념, 가치, 인성까지 판가름할 수 있는 종합세트인데요. 
 
TV토론의 중요성이 알려진 건 1990년대 닉슨과 케네디의 한판 승부였습니다. 당시 정치 신인이었던 케네디가 닉슨을 누르고 대통령이 된 데에는 TV토론이 지대한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당시 라디오로 토론을 접한 청취자는 닉슨이 케네디보다 토론을 더 잘했다고 평가했지만 TV 시청자는 케네디가 더 토론을 잘했다고 판단했다는 점입니다. 이미지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요즘 세대들에게 토론으로 어필한 정치인은 오바마일 겁니다. 상대를 설득하는 달변가로 알려져 있죠. 서울대에는 '오바마 프로젝트'라는 토론 프로그램도 있을 정도였는데요. 
 
미국에 다녀온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열정적이던 모습의 오바마는 현재 완전히 할아버지 몰골(?)이라고 합니다. 대통령을 두 번이나 하면서 완전히 기가 빨렸다고 하는데요. 선출직 단체장에 당선됐던 한 지인은 동네에서 정치질 한번 했다 머리숱은 물론 이가 몇 개나 빠졌다고 합니다. 그만큼 소모가 크다는 것을 뜻하겠죠. 
 
퇴임 후 민주당 후보들의 공개 선언이나 지지 정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던 오바마는 이번 해리스 대 트럼프 TV토론을 앞두고 전폭적인 해리스 지원사격에 나선 것으로 전해집니다. 지원 내용은 바로 '토론' 비결이라고 하는데요. 오바마팀이 달라 붙어 해리스의 스피치 능력 향상에 온 힘을 쏟아부었다고 합니다. 해리스는 '여자 오바마'로 불리면서 '연설 천재'로도 불렸던 오바마 전 대통령과 말솜씨가 자주 비교됐습니다. 
 
법조인 출신인 해리스는 2017년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 경력으로는 이제 겨우 8년차입니다. 갑작스레 대선 후보가 돼 '벼락스타'로 불리는데요. 흑인이지만 인도 카스트 최상위 계급인 브라만 출신이라 겉만 까맣지 속은 하얗다는 얘기도 듣습니다. 동정표를 얻기 힘든 귀족 출신인 거죠.
 
어느 때보다 이미지 메이킹이 중요한 상황에서 토론이야말로 승패를 가를 바로미터였습니다. 이 때문에 10일(현지시간) 열린 TV토론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는데요. 결과는 해리스의 '압승 같은 판정승'으로 모아졌습니다. 
 
해리스의 성공적인 TV토론 데뷔로 트럼프와 해리스의 선거자금 모금액 격차는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꺼져가는 불꽃' 오바마가 해리스에게 남긴 유산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이애미의 식당에서 미 대선 TV토론을 지켜보는 사람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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