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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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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전성시대

2024-08-19 09:05

조회수 :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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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전략부 수장할 사람이 없다던데 결국 기획재정부 출신이 도맡지 않을까요?"
 
저출생을 국가 비상사태로 규정한 윤석열 정부. 인구전략기획부를 신설해 저출생 대응 정책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죠. 아직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지진 않았지만 수장 자리에 누가 오를지 벌써부터 이목이 쏠리고 있는데요. 얼마 전 만난 정치권 관계자와 세종부처 관계자는 하나같이 "결국엔 기재부 출신일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가히 기재부 전성시대입니다. 현 정부의 기재부 출신 인사들은 한덕수 국무총리, 최상목 부총리,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고광효 관세청장, 임기근 조달청장, 이형일 통계청장,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으로 무려 9명에 최근 김완섭 환경부 장관과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추가됐습니다. 
 
환경부 장관에 기재부 출신이 가는 건 이례적입니다. 경제발전과 환경보호라는 가치가 양립하기는 어렵기 때문일 겁니다. 햇수로는 2016년 조경규 전 환경부 장관 이후 8년 만입니다. 
 
보건복지부 장관에 기재부 출신 조규홍 후보가 임명되던 당시는 코로나 팬데믹 시절이었습니다. 감염병 시국을 감안해 의사 출신이 장관이 될 거라는 기대를 품었던 의료계는 헛물만 켜게 됐는데요. 의료계가 들고 일어나 의료와 복지를 경제 논리로 접근하는 장관 임명에 반대한다는 구호를 연일 외쳤던 기억이 납니다. 
 
윤 대통령의 기재부 선호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역대 가장 많은 6명의 국·과장이 기재부에서 파견됐는데요. 환경이나 의료 등의 분야에서도 경제 논리를 우선시하는 정책 방향은 사실상 예견된 거나 다름없었습니다. 
 
세종부처를 출입하는 기자 입장에서도 관련 자료를 주관부처가 아닌 기재부에서 배포하는 것을 보며 새삼 기재부 파워를 느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백브리핑마저 주관부처를 제쳐두고 기재부에서 하겠다고 나섰다가 실무자들이 현안 파악조차 안돼 있어 기자들의 원성을 들었다는 얘기까지 나왔는데요. 
 
곧 예산시즌입니다. 통상 8월말까지 정부는 정부안으로 예산을 편성합니다. 모든 정책은 재정으로 통하는 만큼 각 부처는 예산을 증액하기 위해 예산당국인 기재부 문턱을 열심히 드나들겠지요. 학연, 지연, 혈연, 심지어 흡연 관계까지 끌어모아 모든 인맥들을 동원한다고 하는데요. 그 어느 때보다 세수 부족이 극심한 상황에서 건전 재정 기조를 사수해야 하는 기재부와 기재부 출신이 사방에 포진된 관계부처 중 승자는 누가 될지 궁금해집니다. 
 
(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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