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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미 물가에 쏠린 눈…FOMC 때까진 ‘올스톱’

실물경기 악화 속 CPI 관심…금리 인하폭도 중요

2024-09-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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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경기침체 우려를 키우는 지표들이 연달아 나오면서 국내 증시가 크게 하락, 2500선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번 주 미국 노동부의 물가 발표에 이어 다음 주엔 기준금리도 결정됩니다. 그 사이 추석 연휴가 끼어있어 우리로선 증시 변동성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단 매매를 미루고 시장의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물지표 악화…유가마저 70달러 하회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합니다. 12일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나옵니다.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은 8월 CPI를 전년 같은 달에 비해 2.56%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예상치는 3.21%입니다. 7월 대비로는 각각 0.20%, 0.26% 상승한 수치입니다. 
 
지난 3일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는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7.2로 예상치 47.5를 하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PMI는 주요 경기선행지표 중 하나로 이 결과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증시를 요동치게 만들었습니다. 
 
5일엔 미국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이 8월 민간기업 고용 예상치가 전월 14만명 증가를 크게 밑돈 9만9000명 증가에 그쳤다는 고용보고서를 발표하면서 2021년 1월 이후 최저치란 사실이 부각돼 우려를 키웠습니다. 다음날 6일에 나온 노동부의 비농업 일자리 14만2000명 증가 발표도 시장의 예상치 16만1000명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시장의 예상보다 부진한 지표들이 속속 발표되면서 금융시장엔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됐고, 우리 증시도 그 영향으로 얼어붙었던 겁니다. 
 
일부에선 미 국채 장단기 금리가 재역전했다며 이를 경기침체 신호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미 국채는 지난 6일 10년물 금리가 2년물 금리를 넘어서며 2022년 7월 코로나 팬데믹의 후유증으로 발생했던 스프레드 역전 현상을 2년여 만에 해소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데도 국제유가(WTI)가 배럴당 7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 또한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하락 전망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미국 워싱턴D.C 연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빅컷’이 무서워
 
주요 경제지표들이 하나씩 확인될 때마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배가되는 모습입니다. 우리 시간으로 10일에 마감한 미국 증시는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이 GDP 나우모델에서 3분기 성장률을 직전 분기 대비 2.1%에서 2.5%로 높인 데 힘입어 모처럼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이어서 열린 국내 주식시장은 여전히 약세를 벗어나지 못한 채 낙폭을 제한하는 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이번 주말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 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연휴가 끝나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것도 걱정거리입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지시간 19일, 우리 시간으론 20일 오전에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엔데믹 긴축 이후 첫 금리 인하는 거의 확정적이지만 이번엔 인하 폭에 따른 충격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만큼 시장은 50bp(0.50%p) 인하를 기대하는 눈치인데, 페드워치(CME FedWatch)는 25bp(0.25%p) 인하 확률을 71%로 높게 예측 중입니다. 
 
그렇게 기다렸던 금리 인하인데도 우리 증시는 금리 인하폭이 크든 작든 불안감이 지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증시가 좋을 때는 좋은 소식도 증시에 호재고 나쁜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나쁜 지표가 나오면 그로 인해 금리 인하가 앞당겨질 거란 기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증시 분위기가 악화된 지금은 그때와 반대 상황입니다. 나쁜 소식은 증시에 악재이고, 좋은 뉴스도 악재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50bp를 인하하는 ‘빅컷’이 오히려 경기침체를 반증해 주식시장에 부정적일 수 있단 분석도 있습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빅컷이 배제된 금리 인하는 경기 대응이 아닌 인플레 완화에 따른 정상화로 해석될 수 있으나 빅컷은 경기 대응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어 빅컷 현실화는 전고점 대비 10% 이상의 증시의 추가적 조정을 수반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내 증시의 경우 현재진행형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논란도 피로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예정대로 시행되거나 연기 또는 폐지 여부가 일찍 확정됐다면 증시도 그에 빨리 적응했을 텐데 시행이 4개월도 안 남은 상황에서 주식시장이 싫어하는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미 대선까진 ‘관전만’
 
이밖에 12일엔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발표합니다. 금리 인하를 결정할 경우 올해 7월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20일엔 일본중앙은행(BOJ)의 통화정책 회의가 열리고 회의 후엔 통화정책에 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엔저를 지적하는 발언에 엔환율 변동성이 확대돼 우리 경제에도 영향을 줄 전망입니다. 여러 가지로 연휴를 전후해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하루 뒤에 발표될 미국 CPI는 물론 당장 이날 밤에 열리는 미국 대선 토론에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간의 TV 토론 결과도 변수입니다. 이들의 지지율에 따라 해리스 트레이드와 트럼프 트레이드 중 쏠림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평소 같으면 어느 한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있겠지만 변동성이 확대된 지금은 일단 피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현재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1배 수준입니다. 지난 20년 사이 코스피가 0.9배를 밑돈 것은 2018년과 2019년, 2022년 밖에 없습니다. 연간 최저점은 0.84배였습니다. 따라서 지수가 추가 하락해 2500선 아래로 하락하는 경우엔 매수로 접근할 수 있겠지만 서두를 일은 아닙니다. 11월5일 미국 대선이란 큰 변수가 제거될 때까지는 시장을 지켜보면서 여유 있게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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