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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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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리더십

2024-09-11 13:41

조회수 :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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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7일 오만 알 시브 스타디움에서 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훈련 중 잠시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축구계에서는 뛰어난 리더십을 보유한 선수가 감독이 돼서도 각광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올 초 고인이 된 독일의 프란츠 베켄바워가 그랬고, 현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인 로날트 쿠만, 현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인 카를로 안첼로티도 굉장한 리더십을 지닌 선수로 유명했습니다.
 
국내 축구계에서 '리더십'의 대가를 꼽으라면 단연 홍명보 현 대표팀 감독이었습니다. 현역 시절이었던 1995년 세계올스타전에 선발돼 경기를 뛰면서 이탈리아 해설진으로부터 "두 명의 파올로 말디니가 뛰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당대 말디니가 어떤 선수였는지 안다면 홍 감독의 리더십이 얼마나 높게 평가 받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자격요건 문제 등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홍 감독이 현역 은퇴 이후 코치와 지도자, 올림픽 대표 감독, 협회 행정 요직까지 쾌속 승진을 거듭할 수 있었던 것도 우리 축구계가 홍 감독만이 지닌 리더십에 많은 걸 기대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세 명의 레전드들과 비교해도 홍 감독에 대한 비판은 유독 강도가 거셉니다. 물론 그 이유도 다들 알고 있죠. 베켄바워나 쿠만, 안첼로티는 그들이 지도한 팀의 경기력으로 비판을 받기는 했어도 선임과정의 정당성이 도마 위에 오른 적은 없습니다. 
 
홍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지난한 비판의 과정을 거친 후 실전 태세에 들어갔습니다. 이른바 홍명보 2기의 첫 시작이었던 팔레스타인전 충격의 무승부 이후 한국 시간 10일 밤에 열린 고된 오만 원정 경기에서는 '체급 차이'를 보여주며 승점 3점을 따오긴 했습니다. 
 
홍 감독도 잔뜩 움츠러들어 있는 게 눈에 띕니다. 울산 HD 감독 시절 "이게 팀이야?"라는 호통으로 팀 분위기를 사로잡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 대신, 온종일 벤치에서 우왕좌왕하는 다소 초라한 모습만 보이고 있습니다. 초조할 수 밖에 없겠죠.
 
단 두 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홍 감독의 장점으로 내세울 수 있었던 리더십은 아직까지 실종된 모습입니다. 화살이 활 시위를 떠난 이상 홍 감독은 감독으로서 내세울 유일한 장점인 리더십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합니다.
 
때문에 3차전 요르단 원정경기가 중요해졌습니다. 지난 아시안컵에서 참패를 설욕해야하고 '홍명보 2기'가 그렇게 나쁘지 않은 팀이라는 것도 증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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